삼성전자가 세계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초청해 그동안의 기술 발전 성과를 발표하고 미래 소프트웨어 기술 활용과 사업 방향을 설명하는 개발자회의를 연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만큼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의 발전 방향과 사업 목표를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1월 초 개최하는 삼성 개발자회의(SDC)에서 빅스비 인공지능 플랫폼과 관련된 개발자도구를 공개하고 배포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개발자회의에 참석하는 기조연설자 명단을 공개했다.
고동진 사장을 포함해 정의석 삼성전자 빅스비 개발총괄 부사장과 삼성전자에 인수된 인공지능 개발업체 비브랩스의 CEO 등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가 발표자로 나선다.
이번 개발자회의의 핵심 주제가 인공지능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8월 갤럭시노트9 출시행사에서 공개한 자체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 '갤럭시홈'의 자세한 사양과 기능도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처음으로 발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는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 인공지능 스피커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앞서나가고 있는 주요 IT기업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출시 사실만 알렸을 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분야에서 어느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사업목표를 두고 있는지는 자세히 밝힌 적이 없다.
따라서 고 사장이 이번 개발자회의를 삼성전자의 중장기적 인공지능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 진출에 앞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기반을 구축할 중요한 기회로 삼을 공산이 크다.
고 사장은 최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11월 개발자회의에서 빅스비 인공지능 생태계를 외부에 개방한 뒤 성장을 기다릴 것"이라며 "긴 여정이 마침내 시작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통합하고 별도의 인공지능 연구조직 'AI센터'를 설립했다.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연구개발 성과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S8에서 처음 선보인 빅스비 인공지능 서비스는 정확성과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고 사장이 이번 발표를 통해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9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빅스비 인공지능 플랫폼은 5~10년의 미래를 바라보고 개발중"이라며 "11월 개발자회의에서 모든 것을 오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분야에서 한국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는 글로벌 경쟁사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애플은 6월 개발자회의에서 아이폰을 '인공지능 스마트폰'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고 구글은 최근 개발자회의를 통해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인공지능기술의 융합을 강조했다.
화웨이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스마트폰과 반도체,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대대적 인공지능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다양한 사업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구체적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술을 스마트폰과 가전, 반도체와 사물인터넷 기기, 자동차 전장부품 등 거의 모든 사업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만큼 인공지능 생태계와 플랫폼을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지를 놓고 종합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뚜렷한 사업 목표를 세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그룹이 최근 인공지능을 포함한 신산업에 25조 원에 이르는 투자계획을 내놓은 만큼 고 사장이 인공지능사업에서 자세한 사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공산도 크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개발자회의 참석 소식을 밝히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생태계를 포괄하는 삼성전자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