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10-03 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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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놈'과 '암수살인' 영화 포스터.
영화 ‘베놈’과 ‘암수살인’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추석 극장가에서 압도적 1위에 올랐던 ‘안시성’은 베놈과 암수살인의 기세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한 ‘베놈’과 ‘암수살인’이 예매율 기준으로 각각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오후 2시 기준으로 베놈의 예매율은 50%가 넘고 암수살인은 20%를 넘어섰다.
마블 히어로영화 베놈이 개봉 첫 날부터 흥행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베놈은 날카로운 눈매와 위협적 이빨을 지니고 잔인함을 과시하는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가 정의로운 기자 ‘에디브록’의 몸에 기생하게 되면서 에디브록이 악당과 영웅의 면모를 갖춘 인물로 재탄생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악당 캐릭터 베놈만 따로 떼왔다고 볼 수 있다.
어벤져스, 아이언맨 등으로 세계적으로 영화를 흥행시킨 마블의 ‘빌런 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 관객의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 빌런 히어로물은 악당과 영웅의 측면을 둘 다 보이는 복합적 캐릭터를 말한다.
다만 베놈은 아이언맨 등 마블 세계관의 기존 영웅들이 활약하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세계관과 직접적 연관은 떨어진다. 마블스튜디오가 아닌 소니픽쳐스가 디즈니 마블스튜디오의 캐릭터를 영화화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데 따라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베놈을 놓고 관객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화려한 액션신과 마블 최초의 빌런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베놈을 추천한다는 누리꾼이 있는가 하면 영화가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나도록 베놈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캐릭터와 세계관을 설명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루하다는 평가도 있다.
베놈은 ‘좀비랜드’ 등을 연출한 루벤 플레셔가 메가폰을 잡고 ‘메드맥스: 분노의 도로’,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에 출연한 톰 하디가 주연을 맡았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암수살인은 ‘반짝반짝 두근두근’ 등을 만든 김태균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김윤석씨와 주지훈씨가 주연으로 출연한 범죄 드라마물이다. 쇼박스가 배급을 맡았다.
▲ 암수살인 영화 포스터.
제목 암수살인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되어 있지 않고 시체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말한다.
암수살인은 수감된 사이코패스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이 7건의 살인사건을 술술 불자 형사 ‘김형민(김윤석)’이 수사에 착수해서 겪는 일을 그렸다.
강태오의 자백에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여 있는 데다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김형민과 강태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진다는 내용이다.
암수살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데다 개봉 시기에 맞춰 각종 논란을 겪으면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암수살인은 유흥주점의 여종업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채 복역하고 있는 살인범이 형사에게 편지를 보내 추가 살인사건을 자백했다는 실화에 모티프를 두고 만들어졌다. 김태균 감독이 실제 살인범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형사를 만나 6년 동안 취재를 한 끝에 영화로 만들었다.
2007년 부산에서 길가다 부딪힌 남성을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소각한 살인범의 실화도 영화의 모티프가 되었는데 이 사건의 유가족들이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다 부산교도소에서 복역하던 피의자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암수살인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암수살인은 한때 상영 금지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영화 제작사 관계자들이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면서 무사히 상영될 수 있었다.
추석 극장가를 달궜던 조인성씨 주연의 ‘안시성’은 실시간 예매율 3위로 내려갔다.
안시성의 누적 관객수는 2일 기준으로 472만 명 정도다. 총제작비가 220억 원이라는 점에서 관객이 580만 명 이상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 안시성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가 배급했다.
같은 시기에 CJENM과 메가박스가 추석 특수를 노리고 각각 배급한 영화 ‘협상’과 ‘명당’은 3일 예매율 기준으로 각각 5위와 7위를 보였다. 2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각각 185만 명, 203만 명 정도다.
협상과 명당 모두 제작비가 100억 원가량 들었다는 점에서 손익분기점은 둘다 300만 명 정도다. 하지만 흥행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