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시장이 변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소주보다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는 지난해 소비가 오히려 줄어든 반면 술자리에서 가볍게 먹고 일어날 수 있는 맥주는 매년 증가세다. 수입맥주를 비롯해 '클라우드' 등 다양한 맥주를 접할 기회가 늘어난 점도 성장에 한몫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로 지난해 맥주사업에 뛰어든 롯데칠성음료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클라우드의 과도한 마케팅비용 탓에 영업이익률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올해 맥주사업을 통해 실적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 불황에도 소주보다 맥주 원해
주류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출고량은 90만6천 킬로미터로 전년보다 5%나 줄었다. 이는 지난해 맥주 출고량이 215만7천 킬로미터로 전년에 비해 2.6% 늘어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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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현이 출연한 '클라우드' 광고 |
전체 주류 출고량은 지난해 4년 만에 처음 줄었다. 하지만 맥주 출고량은 2010년 이래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소주 출고량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불황기에 전통적으로 소주가 강했지만 최근 맥주를 선호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며 “회사 술자리에서도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1회 이상 음주경험이 있는 소비자 1만6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1차에서 주로 마시는 술이 맥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로 술자리를 시작하는 비율은 5년 동안 연평균 3.7%포인트 줄었지만 맥주는 2.4%포인트 늘었다. 업소용 소주 출고량은 지난 3년 동안 5%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맥주전문점이 늘어나고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등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맥주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 이재혁, ‘클라우드’로 맥주 인기에 편승할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클라우드 홍보에 따른 비용 출혈이 막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월 ‘신동빈 맥주’로 불리는 클라우드를 내놓고 공격적으로 맥주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의 초기시장 안착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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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 |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맥주사업 영업손실만 30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맥주사업 매출이 400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케팅에 얼마나 전력투구했는지 알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탓에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7.8%에서 지난해 4.5%로 3.3%포인트나 급락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02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0.6%나 줄었다. 지난해 매출도 2조2708억 원으로 2.5% 증가에 그쳤다.
롯데칠성음료는 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던 음료사업이 부진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했다.
음료사업부문은 롯데칠성음료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음료사업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부터 칠성사이다 등 주력제품 가격을 평균 6.4% 올리는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클라우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한다.
아직까지 클라우드 판매는 순조롭다. 클라우드는 지난달 22일 300ml 기준으로 1억 병 판매를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4월 충주에 제2공장을 증설하는 등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