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길 동부건설 사장이 브랜드 ‘센트레빌’을 앞세워 주택사업 강자로서 위상을 회복할 체력을 다지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근 발표된 2018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 평가에서 2017년과 같은 36위를 차지했다.
◆ 동부건설,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재무구조 개선 인정받아
동부건설은 2016년 27위에서 2017년 36위로 크게 밀렸는데 이번 평가에서 제자리를 지켰다.
이번 평가는 2017년 실적을 기준으로 이뤄진 만큼 사실상 이중길 사장의 첫 성적표다.
이 사장은 1977년에 고려화학(현 KCC)에 입사해 영업본부장 전무이사와 부사장을 지낸 대표적 영업 전문가로 동부건설이 2016년 10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을 때 동부건설에 사장으로 영입됐다.
동부건설은 2010년과 2011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각각 16위와 18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였는데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거치며 2015년 동부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고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동부건설이 2010년 이후 이뤄진 9번의 평가에서 7번 순위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장이 이끈 2017년은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동부건설은 특히 이번 평가에서 재무구조를 평가하는 경영 평가액이 크게 상승했다.
동부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 평가에서 경영 평가액으로 4468억 원을 인정받았다. 2016년 0원, 2017년 1871억 원에서 크게 높아졌다.
시공능력 평가는 시공능력 평가액을 기준으로 순위가 산정되는데 시공능력 평가액은 재무구조를 평가하는 경영 평가액과 실제 공사실적을 평가하는 공사실적 평가액 등을 더해 산출된다.
공사실적 평가액은 최근 3년 동안의 실제 공사실적을 바탕으로 산정되는데 내년 평가에서는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인 2015년이 빠지고 수주가 늘고 있는 2018년이 새롭게 들어간다.
이 사장이 그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만큼 내년 동부건설의 시공능력 평가 순위가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 이중길, 센트레빌 브랜드 활용해 주택사업 강자 입지 회복한다
이 사장은 동부건설이 지닌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동부건설의 강점은 ‘센트레빌’의 브랜드 힘과 모회사격인 ‘한국토지신탁’과 시너지 효과로 요약된다.
동부건설은 과거 서울 강남의 ‘대치동부센트레빌’ ‘논현동부센트레빌’ ‘역삼동부센트레빌’ 등을 지으며 주택사업에서 확보한 고급브랜드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를 활용해 2017년 서초 중앙하이츠, 반포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등을 수주하며 강남권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고 올해도 7월 말 서초 방배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따내며 강남권 신규 수주를 이어갔다.
동부건설이 올해 분양한 대구 수성구의 ‘범어센트레빌’은 77대 1, 경기 과천 ‘과천센트레빌’은 27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되기도 했다.
동부건설이 한국토지신탁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주택사업 부활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동부건설의 최대주주는 키스톤에코프라임인데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최대주주는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라는 펀드이고 이 펀드의 최대 출자자는 한국토지신탁이다.
한국토지신탁이 동부건설을 사실상 보유하고 있는 셈인데 한국토지신탁은 국내 토지신탁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서 전국에서 각종 개발신탁사업을 하고 있어 동부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많다.
이 사장도 주택사업에서 이런 장점을 십분 활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주택사업은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서울 강남의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 등 위험 요인이 적고 조기 매출화가 가능한 우량사업을 선별해 참여하고 있다”며 “신탁사 시행 대행 방식 등으로 자금 조달의 효율화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2017년 1조7942억 원 규모의 물량을 새로 수주했는데 이 가운데 주택사업에서만 9100억 원을 따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