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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10월 '아슬란'을 선보이고 있다. |
아슬란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 1월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거두면서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아슬란에 대한 언론의 평가나 시승기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앞으로 입소문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
김 사장은 아슬란 디젤모델을 출시해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슬란은 지난 1월 모두 1070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 신형 제네시스가 3700여 대 팔린 것과 대조적이다.
아슬란은 지난해 2551대가 팔리며 목표 판매량 6천 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잡은 아슬란의 올해 판매목표는 2만2천 대다. 월 1800대 이상 팔아야 한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2월부터 현대차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 아슬란을 사면 100만 원 할인해 준다. 또 수입차를 타는 고객이 아슬란이나 에쿠스, 제네시스로 갈아타도 50만 원을 지원해 준다.
아슬란은 출시된 지 채 4달도 되지 않았지만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조기 할인판매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재고차량도 대대적으로 할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생산된 재고분에 한해 300만 원의 추가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매장에 전시됐던 전시차를 대상으로 대폭 할인에 들어갔다. 연식에 따라 200~500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아슬란 구매자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시차이긴 해도 나온지 몇 달밖에 되지 않은 차량의 할인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공장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중고차가 되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전시차의 경우 옵션과 사양이 제한적인 데다 500만 원 할인은 직원 할인까지 포함된 최대 할인이라 실제 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슬란이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거둔 이유는 법인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연말과 연초에 있을 임원인사에 따른 법인수요를 노렸다. 상무급 임원을 겨냥해 직접 운전할 때 편안한 전륜구동인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그룹과 LG그룹, SK그룹 등이 법인차량으로 아슬란을 채택하지 않으면서 목표 달성에 암초를 만났다. 현대차는 1월 법인수요가 마감되기 전까지 법인영업을 강화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 아슬란의 1월 판매 비중도 개인고객이 66%, 법인고객이 3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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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 |
현대차는 앞으로 아슬란이 입소문을 타면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할 때부터 특정층을 노린 타깃모델이기 때문에 볼륨모델처럼 판매량이 크게 뛰지 않아도 일반고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판매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슬란의 법인판매 비중보다 개인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아슬란에 대한 평가나 언론의 시승기는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자동차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지난해 11월 아슬란 품평회를 진행한 결과 품평회 참가자 가운데 79%가 그랜저보다 낫다고 응답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아슬란 디젤모델도 출시하려고 한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아슬란을 출시하며 “디젤모델도 이른 시일 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모델이 출시되면 전체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며 “아슬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대차도 여러 방면으로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