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근거를 알 수 없는 수치를 들며 한국에서 일어난 BMW 차량 화재사고의 심각성을 덮으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가 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밝힌 BMW 차량 결함률의 산정 근거가 모호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 수석 부사장은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결함률이 한국은 0.1% 전 세계는 0.12%로 한국과 전 세계의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며 “화재사고가 한국에만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결함이 발생한 차량의 제작 시기나 대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결함률 산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BMW가 밝힌 부품 결함률과 국토교통부가 밝힌 문제 차량 비중은 큰 차이를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6일 BMW 차량 화재사고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BMW코리아의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 가운데 8.5%가 문제 차량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BMW코리아는 7월27일부터 안전진단을 실시했는 8월6일까지 리콜 대상 10만6317대 가운데 31.9%에 해당하는 3만3918대가 안전진단을 받았다. 이 시기에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 가운데 2883대에서 화재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들은 차량 화재사고 논란이 커지자 ‘한국에서 발생하는 차량 화재사고는 연간 5천대 이상‘이라는 통계 수치를 들어 BMW 차량 화재의 심각성을 덮으려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연간 5천 대 이상’이라는 수치에는 교통사고, 방화 등의 사례도 모두 포함한 것”이라며 “BMW 차량은 주행 중 불이 난 것으로 주행 중 화재사고가 난 차량 가운데 BMW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 매우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차량 화재 가능성을 알고도 한국에서 리콜을 적극 시행하지 않아 늑장 리콜에 따른 비난과 함께 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국토교통부 보고자료에 따르면 2018년 들어 8월7일까지 한국에서 화재사고가 난 BMW 차량은 34대로 집계됐다.
34대 가운데 BMW코리아의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모델도 8대나 있었다.
BMW코리아는 7월27일부터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이 있는 디젤차량 10만6317대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진단 등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