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예비인가 승인 안건을 2월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에게 대화할 시간을 벌어주는 동시에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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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
신 위원장은 30일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금융교육 특강을 마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해 금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하나-외환 통합예비인가 승인 안건을) 다음달에 의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승인 안건은 다음달 11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위원장이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통합예비인가 승인 안건을 통과시킬지는 미지수다.
신 위원장은 지난 12일 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승인해줄 수 있다고 밝혀 외환은행 노조가 통합협상에 나서도록 했다.
하나금융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난 19일 금융위에 통합예비인가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고 그뒤로 통합협상은 전면중단됐다.
신 위원장으로서 이런 상황에 부담을 느껴 일단 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6일부터 금융위원회 앞에서 신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통합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신 위원장의 30일 발언을 듣고 하나-외환은행 통합승인 안건을 부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보헌 외환은행 노조본부장은 “신 위원장이 통합예비인가를 승인하면 전임 위원장이 약속한 2.17 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며 “신뢰가 생명인 금융시장의 보루인 금융위원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우리 판단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기일을 3월 1일에서 4월 1일로 미뤘다.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에 진척이 없자 당초 2월 1일 예정이었던 합병기일을 두 번째 미룬 것이다.
외환은행은 28일 노조에게 하나-외환은행 통합협상을 2월 17일까지 마무리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협상도중 통합예비인가 신청을 강행했다”며 “대화국면을 파탄내고 일방적 통보를 한 것은 대화제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4월 1일로 미룬 합병기일을 재차 미룰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다음달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통합예비인가 승인이 통과되길 바란다”며 “외환은행 노조와도 대화를 재개하고 피부에 와닿는 협상안을 제시해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