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퀄컴을 대신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통신반도체를 공급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외국언론이 바라봤다.
27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애플이 퀄컴과 거래를 중단하며 통신반도체 수급처를 인텔과 삼성전자로 바꿀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해 탑재하는 엑시노스 통신모뎀 반도체. |
퀄컴은 25일 실적 발표회에서 "애플이 올해 출시하는 새 아이폰에 퀄컴의 통신반도체는 사용되지 않는다"며 "경쟁사 제품이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2016년부터 아이폰 일부 제품에 탑재해 온 인텔의 통신반도체가 주로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온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도 통신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애플을 스마트폰 부품 주요 고객사로 둔 만큼 충분히 새 공급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 등 고성능 스마트폰에 주로 퀄컴의 통신반도체를 받아 탑재하고 있지만 자체 기술로 개발한 LTE 통신반도체를 탑재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포브스는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되는 통신반도체를 모두 공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삼성전자가 애플의 신뢰를 받는 2위 공급사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그동안 통신반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퀄컴에서 공급받아왔던 만큼 갑자기 거래를 중단하면 인텔이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부품 고객사들과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물량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여러 업체에서 아이폰용 부품을 나누어 받는 방식을 자주 쓴다.
삼성전자가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과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등 핵심 부품 공급에 독점적 지위를 갖춘 점도 애플에 추가로 부품 공급을 노리기 유리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퀄컴이 스마트폰용 통신반도체를 공급하며 기술 사용료도 이중으로 거두는 부당한 수익구조를 강요하고 있다며 비용 지불을 거부하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퀄컴이 통신반도체분야에서 압도적 1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애플은 퀄컴과 분쟁이 깊어지며 어쩔 수 없이 다른 부품회사를 찾아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미디어텍과 화웨이 등 중국 기업도 통신반도체를 개발해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애플이 중국산 부품을 사들이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에서 애플의 통신반도체를 수주하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차세대 통신규격인 5G를 지원하는 통신반도체 개발을 핵심 과제로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