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KGC인삼공사 대표가 홍삼 브랜드 ‘정관장’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정관장은 국내 매출이 떨어지자 해외시장 개척에서 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가 중국이 ‘중국판 정관장’ 만들기에 나서면서 김 대표의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
|
|
|
▲ 김준기 KGC인삼공사 대표 |
KGC인삼공사는 홍삼음료 ‘정관장 홍삼원’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에 입점했다고 26일 밝혔다.
홍삼원은 국내 홍삼 자양강장 음료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제품이다. 홍삼원은 1988년 출시 이후 26년 연속 홍삼음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홍삼원은 미국의 한인 슈퍼마켓이나 정관장 매장에서 판매된 적은 있지만, 현지의 대형 메이저 유통망을 통해 공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코스트코 입점은 KGC인삼공사가 정관장을 관광상품에서 대중적 건강식품 브랜드로 인지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려고 한다.
KGC인삼공사 미국법인은 지난해부터 코스트코 입점을 추진해 올해 입점 허가를 받았다. 지난 1월 중순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KGC인삼공사는 올해 미국에서 매출 1600만 달러를 목표로 세웠다.
◆ 해외 매출은 상승세, 국내 매출은 주춤
정관장 매출은 미국, 중국, 동남아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GC인삼공사 미국법인은 2014년 매출 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 400만 달러에서 5년간 3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시장에서 2013년 매출 4394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3년 1570만 달러에서 3배 가량 늘어났다. 동남아 지역은 2013년 매출 554만 달러를 올렸다. 2003년 18만 달러에서 무려 약 30배 성장했다.
반면 국내시장에서 정관장의 매출은 지난해 상승하긴 했지만 주춤하는 모양세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이 건강식품 구매를 줄인 탓이다.
KGC인삼공사는 2011년 매출 9400억 원을 기록하며 한때 ‘1조 클럽’을 바라봤다. 하지만 2012년 8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1년보다 1100억 원 급감했다. 2013년 다시 500억 원이 줄어들어 매출이 78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매출 8128억 원을 기록했다.
식품업계가 홍삼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점유율도 떨어졌다. 2007년 정관장 제품은 국내 홍삼시장에서 점유율이 90%에 육박했다. 그런데 2011년 70%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65%로 또 내려갔다.
경쟁사들이 너도나도 홍삼시장에 진출했고, 특히 대형마트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다.
지난해 6월 오뚜기가 ‘고려호삼농축액 진’으로 약국을 통해 홈삼 시장에 진입했다. CJ제일제당은 한 달 뒤 프리미엄 홍삼인 ‘구증구포 한뿌리 흑삼진액’으로 도전장을 냈다. 이밖에도 해태음료가 지난해 2월 ‘영진 홍산진액’을, 광동제약이 홍삼진액 ‘귀한삼’을 선보였다.
대형마트에서 자체브랜드(PB) 저가형 홍삼상품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마트의 ‘반값 홍삼’은 2013년 10월 첫 선을 보인 뒤 1년 동안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마트도 자체 브랜드인 ‘통큰 홍삼정’을 9만 원에 내놓았다.
|
|
|
▲ KGC인삼공사는 26일 홍삼음료 ‘정관장 홍삼원’을 미국 코스트코에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
◆ 중국정부 인삼사업 적극지원, 정관장 맹추격
KGC인삼공사가 정관장의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이유는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샹쉐제약은 지난해 말 완량창바이산 인삼시장과 손을 잡고 ‘중국판 정관장’ 만들기에 나섰다.
샹쉐제약은 시가총액 1조5354억 원(87억 위안) 규모의 대형 제약사다. 완량창바이산 인삼시장은 중국의 인삼 집산지인 지린성 푸쑹현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인삼 거래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인삼은 중국 전체 거래량의 70%를 차지한다.
샹쉐제약이 확보한 백두산(창바이산) 인삼은 산에 인삼 씨를 파종해 야생상태로 재배하는 산양산삼이 주를 이룬다. 수령은 보통 15년 이상이다. 5~6년산 노지 인삼이 주를 이루는 한국산 인삼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업계 관계자들은 "홍삼을 위주로 하는 한국의 고려인삼은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지만, 백두산 산양산삼은 건조 인삼이기 때문에 중국 전역에서 사계절 내내 복용하기 적합하다"고 홍보한다.
샹쉐제약은 한국의 정관장과 같은 고급 브랜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샹쉐제약과 제휴를 맺은 완량창바이산 인삼시장 산하기관의 기술총감은 한국인 박석하씨로 알려졌다.
박석하씨는 20년 동안 한국 인삼기업과 일해 온 전문가로 알려졌다. 아직 인삼기업의 경영과 관리, 선진 설비와 기술, 브랜드 구축 면에서 부족한 중국기업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 인삼산업 지원 때문에 가능했다. 중국에서도 인삼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 고부가가치시장은 한국 제품에게 내주고 중국제품은 저가로만 팔렸다.
중국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2010년 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백두산 일대 15개 현을 인삼 주산지로 지정했다. 지린성은 이를 통해 인삼산업 규모를 2010년의 100억 위안에서 2020년까지 1천억 위안(17조 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