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SBI저축은행 대표가 올해를 SBI저축은행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만들려고 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계열 저축은행들을 통합해 자산 4조원 대의 업계 1위 저축은행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금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오는 3월까지 본사를 서울 삼성동에서 수하동으로 옮긴다. 계열 저축은행이 통합해 부족해진 공간문제도 해결하고 업무도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회사 전체의 외적 통합은 물론이고 내적 결속을 통해 사업 다각화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전환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 오토론 진출로 사업 다각화 시도
1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오토론 출시를 위해 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전산구축 입찰제안서를 받고 있다. 전산구축에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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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욱 SBI저축은행 대표 |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산구축이 끝나면 중고차 동산담보대출 형태의 오토론상 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론은 캐피탈회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자동차담보대출이지만 최근 저축은행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HK저축은행은 현재 대출액 가운데 20% 정도가 오토론이다. SBI저축은행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저축은행 1~2위가 오토론 시장에서 맞붙는 셈이다.
김 대표는 고금리 신용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하기 위해 오토론 사업에 관심을 쏟아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한 뒤로 영업 패턴을 바꿔 중금리 서민금융에 집중하고 있다”며 “30%가 넘는 고금리 대신 15%대 금리를 주는 캐피탈이나 할부금융사업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금리경쟁 우위 확보
김 대표는 SBI저축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해 다른 업체와 치열한 금리싸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장기적으로 SBI저축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만큼 고정비가 줄어 예금금리는 더 올리고 대출금리는 더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모기업인 SBI홀딩스가 설립한 ‘SBI 스미신넷뱅크’가 2007년 설립된 뒤 5년 만에 일본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성장한 사실에도 주목한다.
하지만 SBI저축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려면 반드시 고객을 직접 만나 예금자 실명을 확인하게 규정한 금융실명제법을 넘어야 한다.
SBI저축은행은 예금을 원하는 고객들이 광역시나 거점도시 지점을 방문해 실명을 확인하고 나머지 서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인천과 광주에 점포 두 곳을 추가로 열었다. SBI저축은행은 현재 서울, 경기, 충북을 포함해 2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보면 환경변화에 잘 적응한 종족이 살아 남는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자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