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높은 신용등급의 고객 위주로 돈을 빌려주고 있어 중간 신용등급인 고객을 위한 대출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낸 ‘2018년 6월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1분기 기준으로 전체 가계신용대출액의 96.1%를 신용등급 1~3등급인 고객에게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비중은 국내 은행의 평균 84.8%를 웃돈다.
▲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낸 ‘2018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1분기 기준으로 전체 가계신용대출액의 96.1%를 신용등급 1~3등급인 고객에게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
한국은행은 금융 안정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 취지를 살리고 영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립하려면 중간 신용등급인 차주에 대출을 확대해 다른 은행과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계속 검증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금융분야의 빅데이터 활성화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다양한 차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한국은행은 바라봤다.
인터넷전문은행은 1분기 기준으로 대출 6조9천억 원, 예금 8조4천억 원을 내줬다. 여신과 수신 잔액을 국내 은행과 비교하면 여신은 0.4%, 수신은 0.6%에 머물렀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뒤 1년 동안 늘어난 가계대출액은 같은 기간에 증가한 국내 은행권 전체의 가계대출액에서 13.6%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채널의 편리함과 기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 은행의 금융 혁신을 촉진하는 등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1분기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순손실을 봤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바젤I 기준)은 11.4%로 집계돼 최근 1년 동안의 고점인 24.3%를 한참 밑돌았다.
한국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면서 대출을 늘리는 방안 등을 통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려는 노력도 보여줘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