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와 릴,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담배업계가 반발했다.
특히 아이코스로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필립모리스는 두 차례 입장자료를 내며 가장 적극적으로 식약처의 발표를 반박했다.
▲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전용스틱 '히츠'. |
아이코스는 이번 조사대상인 아이코스, 릴, 글로 가운데 타르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한국필립모리스는 7일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며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것으로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타르는 담배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특정한 유해물질이나 성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와 일반담배의 연기는 구성 성분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배출 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배출물의 구성 성분과 각 유해물질의 배출량을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 비교는 마치 디젤자동차와 수소자동차의 배기가스에 들어있는 오염물질의 양을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배기가스의 총량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한국필립모리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담배제품규제에 대한 보고서’에서 “타르는 담배 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다”며 “타르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필립스모리스는 “식약처의 결론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간과하는 것”이며 “이런 견해는 결국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유해물질이 훨씬 많이 발생하는 일반담배의 소비를 지속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KT&G는 따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KT&G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적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AT코리아 관계자 역시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직접적으로 타르 함량만으로 분석하긴 어렵다”며 “WHO가 저감화를 권고하는 대표적 9가지 유해성분의 내용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3개 회사에서 아이코스와 전용담배 히츠 앰버, 글로와 전용담배 네오 브라이트토바코, 릴과 전용담배 핏 체인지를 선정해 분석했다.
분석 대상의 유해성분은 니코틴과 타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저감화를 권고하는 9개 물질 등 모두 11개다.
WHO 저감화 권고 물질에서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된 6개 성분 가운데 벤조피렌, 니트로소노르니코틴,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5가지 물질은 조금씩 검출됐다.
3개 제품에 포함된 발암물질의 농도는 일반담배보다는 적은 수준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담배 5종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의 양을 100으로 봤을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내뿜는 발암물질은 10~30 사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