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연초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GM은 10만여 대의 차량이 리콜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부평공장 통폐합 움직임에 술렁이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공장 통폐합에 반발하고 있다.
◆ 크루즈 등 3차종 10만여 대 리콜처분 받아
한국GM은 12일부터 리콜에 관련된 내용이 담긴 고객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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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
국토교통부는 11일 한국GM에서 제작판매한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돼 오는 5월부터 리콜(시정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콜대상은 2008년 10월13일부터 2011년 5월 24일까지 한국GM이 제작판매한 크루즈, 올란도, 라세티프리미어 등 3종류 차종인데 9만9985대에 이른다.
이번 리콜은 차량 제작 때 앞바퀴 브레이크호스가 비틀린 상태로 조립돼 브레이크액 누유가 발생하고 차량 제동성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결함 때문이다.
◆ 올해부터 부평 1공장에서도 중형차량 생산
한국GM이 부평 1공장과 2공장을 통폐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GM은 구정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18일을 전후해 부평1공장에서도 중형차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동안 부평2공장은 말리부와 캡티바, 알페온 등 중형차와 준대형차를 생산했고 부평1공장은 젠트라와 트랙스와 같은 소형차와 준중형차량 생산을 맡아왔다.
한국GM의 공장설비 공사가 완료되면 부평1공장도 말리부 후속모델을 포함한 중형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회사는 노조에 “2공장 생산차종인 말리부의 후속모델을 1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GM은 준대형차량인 알페온을 올해 단종하기 때문에 중형인 말리부 후속모델을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면 2공장은 캡티바 한 차종만 남게 된다.
캡티바도 후속모델 생산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부평2공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노조 강력 반발
한국GM은 2013년까지 국내에서 78만 대 수준의 차량생산을 유지하다가 작년에 60만 대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13년 말 한국GM의 모그룹인 GM이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함에 따라 그 영향을 한국 생산공장들이 고스란히 떠 안은 것으로 본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올해 10종의 신차를 내세워 국내 내수시장 3위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올해 출시가 예정된 신차 가운데 가장 기대작인 중형차 ‘임팔라’의 한국 생산계획은 없다. 한국GM은 올해부터 최고급 세단인 캐딜락 브랜드도 매년 1대씩 시장에 내 놓을 예정이지만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공장 통폐합이 가시화함에 따라 한국GM 노동조합도 반발하고 있다.
정종환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지난 5일부터 부평공장의 공장 통폐합 움직임에 반발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공장 통폐합과 교대근무 관련 사안을 놓고 회사가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노조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투쟁수위도 높이려고 한다.
노조 관계자는 “말리부 후속모델이 1공장에서 생산된다면 2공장은 폐쇄가 불가피하며 결국 부평공장은 연간 18만대 생산규모가 통째로 없어지고 30만대 생산시설로 축소될 것”이라며 “이는 미래의 조합원 고용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국GM 관계자는 “공장설비 공사는 가동이 중단되는 연휴기간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구정까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남은 만큼 공사일정과 내용을 확정적으로 얘기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