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 이커머스 사업 전략 및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뉴시스> |
롯데그룹이 온라인사업 확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앞으로 온라인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장은 1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소공점에서 열린 '롯데 이커머스 사업 전략 및 비전 기자간담회'에서 "새 성장동력인 온라인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롯데닷컴과 합병한 롯데쇼핑이 통합 온라인몰을 맡아 운영한다.
이를 위해 8월 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면세점 등 롯데그룹 8개의 온라인조직을 통합해 이커머스사업본부를 만들기로 했다. 계열사별 시스템 인력과 연구개발 조직을 이커머스사업본부로 모았다.
롯데그룹은 옴니채널을 완성할 구체적 실행방법으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선정하고 고객 구매이력과 각 계열사별 물류 및 배송 시스템을 통합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쇼핑체계를 말한다.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구경하고 물건을 고르고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수 년 전부터 여러 차례 옴니채널을 강조해왔다.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가 보유 중인 3800만 명에 이르는 구매 데이터를 통합하고 전국 1만1천여 개에 이르는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에 활용하기로 했다.
3조 원의 투자금은 롯데그룹과 롯데쇼핑이 절반씩 부담한다. 온라인 통합에 1조 원가량을 투자하고 시스템 개발에 5천억 원, 고객 확보 마케팅에 1조5천억 원을 투자한다.
강희태 대표는 "롯데쇼핑은 연간 8천억 원 정도 이익을 내는데 매년 기업의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하면서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온라인몰 통합 전략을 놓고는 "고객 입장에서 볼 때 롯데백화점에서 옷을 사고 롯데마트에서 장을 본 뒤 롯데하이마트에서 가전 제품을 구입하면 각각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며 "고객 등급에 맞춰 롯데가 관리하고 그 등급에 맞춰 마케팅 및 큐레이션을 진행하면 쇼핑이 상당히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사업에서) 우리보다 앞서가 있고 잘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롯데그룹은) 신세계그룹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회원 수도 보유하고 있고 롯데그룹이 들고 있는 다양한 채널을 통합하면 시너지가 더 클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투자를 협의하는 곳은 없다"면서도 "신세계가 1조 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기업 밸류(가치)를 따져보면 롯데가 더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번 전략에
신동빈 회장의 의견이 반영됐냐는 질문에 "온라인사업 강화에 대한 논의는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며 "지속적으로 옴니채널 회의를 진행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롯데그룹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큰 문제는 없다"며 "회장 공백상태지만 경영 단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한국 온라인시장 진출을 놓고도 자신감을 보였다.
강 대표는 "중국에서 아마존은 전체 이커머스 기준으로 5~6위로 시장에서 지배력이 미미하다"며 "한국에선 현대와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이미 구축하고 있는 만큼 아마존이 진출해도 석권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취임 1년의 소회를 묻자 "2017년 3월 롯데쇼핑 대표로 왔을 때 그전에 중국에서 3년 동안 있었는데 3년의 공백의 차이를 꽤 느꼈다"며 "지식과 경험의 차이가 아니라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문제는 소비자가 전통 유통채널을 떠나는 것"이라며 "이번 온라인사업 전략을 통해 이런 고민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년은 모든 역량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