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을 향한 분노가 불매운동으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면 진에어가 대한항공보다 더욱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겸 진에어 부사장. |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이 지속적으로 확산해 항공 수요의 이탈을 겪을 수 있다.
진에어는 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사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진에어는 젊은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출범할 때부터 참신하고 실용적 항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객실승무원 유니폼도 청바지와 티셔츠로 정했다.
젊은 수요층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횡포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 항공노선이 겹치고 가격대가 비슷한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 운영된 항공사인 만큼 마일리지를 활용해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매운동이 벌어져도 실제 항공 수요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비교해 대체 항공편이 많다는 점도 불매운동에 입는 타격이 대한항공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보탠다.
진에어는 국내에서 제주노선 4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공항 25곳에 취항하고 있다. 국내선 4개는 모두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노선이며 국제선 취항지 가운데 20곳은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이나 아시아나항공도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 곳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노선별 매출 비중이 동남아시아 38%, 일본 21%, 국내선 18% 등을 보였다.
진에어는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 공항 10곳에 취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와 필리핀 클락과 칼리보, 방콕 푸켓을 제외한 6곳은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클락과 푸켓 등 2곳은 아시아나항공도 취항하고 있다.
진에어는 일본 공항 6곳에 취항하고 있는데 기타큐슈를 제외한 나머지 공항은 다른 저비용항공사도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진에어를 대체할 수 있는 항공편이 많이 있는 셈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 논란은 대한항공과 진에어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진에어는 젊은 소비자의 탑승 비중이 큰 만큼 항공수요 이탈을 겪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여론은 악화일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상호에 ‘대한’이나 ‘Korea’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 수는 26일 오후 기준 11만4천 명에 이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청원들도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항공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재 예약이 취소되는 등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