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언태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부사장이 임금협상 노사교섭에 처음 나선다.
현대차 노조가 비정규직 임금인상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반대 등 광범위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여 하 대표이사가 어떻게 대응할지 더욱 주목된다.
하 대표는 2017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곧이어 2018년 1월 말 울산공장 부공장장에서 공장장으로 올라섰다.
전임자인
윤갑한 전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나면서다.
윤 전 사장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차례 교섭을 경험한 베테랑이라면 하 대표는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하 대표는 2017년 9월부터 부공장장을 맡아 3개월 남짓 윤 전 사장을 보조하며 노무 실무를 익혔을 뿐이다.
현대차 노조는 일찌감치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하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기본급을 5.3%(11만6276원) 올리고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노조의 요구는 비정규직과 다른 계열사 문제도 포함하고 있다.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도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노조의 동의 없이 진행된 분할합병도 반대하기로 했다.
노조가 현대모비스 문제를 노사교섭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것은 독특한 조합원 구성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에는 현대모비스 직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현대정공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일부 사업부를 흡수해 현대모비스로 될 때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소속 회사가 바뀌더라도 조합원 자격이 유지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으로 노사교섭에 나서는 하언태 대표로서는 많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노조가 비정규직 문제나 분할합병 등 그룹 차원의 문제를 들고 나오게 되면 하 대표가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그렇지만 하 대표는 이른 시일 안에 교섭을 마쳐야 한다.
현대차는 올해 주요 신차를 출시하고 이를 수출할 계획을 세웠다. 하 대표로서는 노사교섭을 조기에 타결해 생산체제를 안정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16일 회사에 임금협상 교섭 요구안을 보내면서 26일 교섭 상견례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회사는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라며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5월 초 교섭 상견례를 진행할 것”이라며 “매년 그렇듯 올해 교섭도 조기 타결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