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4-02 17: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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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음성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플랫폼 ‘기가지니’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KT는 기가지니의 실사용자 수를 늘려 SK텔레콤의 음성인식 데이터양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3월 인공지능 플랫폼 기가지니를 내비게이션 ‘원내비’에 적용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셋톱박스 형태의 스피커에만 적용했던 인공지능 플랫폼을 내비게이션에도 적용한 것이다. KT는 지난해 1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해 3월 기준으로 70만 가입자를 넘어섰다.
KT는 이번에 내비게이션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탑재함으로써 추가적 인공지능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KT의 내비게이션 원내비는 가입자가 300만 명 정도다.
인공지능의 음성인식은 ‘딥러닝 기술’이 접목돼 스스로 발전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음성 인식률이 높아진다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일정한 규모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KT는 인공지능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SK텔레콤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은 3월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의 월간 실사용자가 300만 명을 넘었으며 누적 대화량도 11억 건 이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약 6%가 사용하는 것으로 미국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 보급률 7%와 비슷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한 뒤 지난해 9월 내비게이션 ‘T맵’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하며 KT보다 훨씬 많은 인공지능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T맵’은 약 1천만 명이 이용하고 있어 KT 원내비 사용자의 약 3배에 이른다.
KT는 현재의 원내비 사용자들이 인공지능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원내비에 지니뮤직을 연동해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차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에 음악 서비스는 내비게이션에서도 핵심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크다.
▲ KT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내비 이용자 수가 T맵보다는 현저히 떨어지지만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면 음성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갖추면 원내비 이용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KT는 KY금영그룹과 손잡고 올해 하반기까지 기가지니를 접목한 ‘가정용 인공지능 노래방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향후에는 KY금영그룹이 운영하는 노래방에도 KT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해 음성으로 노래를 찾아 부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공유 서비스회사 그린카와 ‘인공지능 카셰어링 서비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기도 했다. 기가지니를 통해 그린카 검색 및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맞춤형 차량공유 서비스도 공동으로 개발하게 된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회사들과 관계를 맺으며 서비스를 강화해 실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며 “사용자를 더 늘리기 위해 셋톱박스 외에 다른 형태의 인공지능 기기를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