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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8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서 항공보안법 위반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귀가 중 취재진에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으로 반기업 정서가 높아지면서 재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거나 총수의 사면을 기대하던 그룹들은 조 전 부사장 사건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 반기업 정서 원인으로 탈법과 편법 꼽혀
한국경제연구원은 성인 2천 명을 대상으로 ‘2014년 기업 및 경제현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51%가 반기업 정서의 구체적 원인으로 탈법과 편법을 꼽았다고 21일 밝혔다.
조 전 부사장 사건에서 확인된 오너 일가의 특권주의 행태가 반기업 정서를 조장하는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탈법과 편법에 이어 정경유착(31%),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미흡(9%), 경제력 집중(8%) 등이 반기업 정서를 조장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또 윤리경영을 잘 하는 기업이 가장 바람직한 기업상으로 꼽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제적 책임, 법률적 책임, 윤리적 책임, 사회공헌 책임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눠 물은 결과 응답자들은 윤리적 책임(43%), 경제적 책임(25%), 법률적 책임(16%), 사회공헌 책임(12%) 순으로 대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에 실시된 것으로 조현아 전 부사장 사건 이후의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반기업 정서는 점차 수그러드는 추세였다.
기업 전반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해 63%에서 올해 65%로 소폭 상승했고 오너경영인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해 51%에서 올해 60%로 크게 올랐다.
응답자의 59.3%가 사회 전반에 반기업 정서가 넓게 퍼져있다고 대답했지만 이 수치는 지난 10년 동안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재계는 조 전 부사장 사건이 다시 반기업 정서를 높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사건의 경우 오너 일가의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데다 윤리경영과 맞닿아 있는 사건인 만큼 그 폭발력이 크기 때문이다.
◆ 국민 여론 살피는 대기업들
한진그룹처럼 '오너 리스크'가 크고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고 있는 주요 그룹들은 조 전 부사장 사건 이후 반기업 정서가 크게 높아지자 몸을 낮추고 여론을 살피고 있다.
특히 총수가 재판을 받고 있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그룹들은 비상이 걸렸다.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기대해온 SK그룹이나 이재현 회장에 대한 관대한 판결을 기대하고 있는 CJ그룹 등은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앞으로 특별사면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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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그룹들의 경우 국민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조 전 부사장 사건이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보고서가 등장하고 정치권에서도 지배구조에 손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송민경 연구위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 사건은 대한항공의 오너 리스크와 핵심 경영진 승계, 회사 차원의 대응 등에 관한 종합적 지배구조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시작한 한화그룹도 그의 복귀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까 조 전 부사장 사건에 따른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