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2018-03-18 0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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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가 장거리 노선 운영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이 깊어지자 장거리 노선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유럽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취항한 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등으로 유럽 노선을 늘릴 계획을 세웠다.
진에어는 장거리 노선 운영을 늘리기 위해 올해 하반기 대형 항공기인 보잉777-200ER 항공기 2대를 들여오기로 했다.
항공기를 도입하는 데 드는 자금 확보도 순조롭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코스피 상장을 통해 954억 원을 확보한 데다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한 만큼 현금을 풍부하게 보유한 것으로 항공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유럽 노선 취항까지 시일이 많이 남은 만큼 구체적으로 취항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노선을 확정한 뒤 현지 공항상황을 검토하는 등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국적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 수요를 독점할 수 있다.
또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에 장거리 노선 운영을 쉬고 단거리 노선에 대형기를 투입해 슬롯(시간당 항공기의 이착륙 횟수)을 추가 확보하지 않고도 공급을 늘릴 수 있다.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단거리 노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제주공항과 김해공항은 슬롯이 이미 꽉 찬 만큼 노선을 새로 만들거나 증편하기가 힘들다. 일본에서도 도쿄의 나리타공항, 삿포로의 삿포로공항, 오사카의 간사이공항, 후쿠오카의 후쿠오카공항은 슬롯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벽에나 항공기를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중국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기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4월부터 각각 중국 옌타이와 웨이하이 등에 정기 항공편을 띄우기로 했다.
하지만 진에어는 중국의 단체비자 제한이 풀리기 전까지 중국 노선에서 여객 수요를 확보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올해 항공기 보유대수를 대폭 늘릴 계획을 세운 만큼 앞으로 저비용항공사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를 제외한 제주항공 등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올해 항공기 보유대수를 최소 38대 더 늘리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