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년이 넘도록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부회장들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 부회장들이 현대차그룹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김용환(왼쪽)과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
이형근 전 기아차 부회장,
김해진 전 현대파워텍 부회장이 2018년 1월에 물러나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7명으로 줄었다.
정의선, 김용환,
양웅철,
권문식,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다.
이형근 김해진 전 부회장의 후임은 선임되지 않고 있다.
후임 부회장이 선임될지, 선임된다면 언제쯤일지 등을 놓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이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이렇게 되면서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에서 현대차 집중현상이 깊어졌다. 전문경영인 부회장들 가운데 우유철 부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현대차 소속이다.
이형근 김해진 전 부회장이 2018년 3월 말 대표이사 임기 만료 시점과 맞물려 자연스러운 퇴진 절차를 밟으면서 우유철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유철 부회장은 2019년 3월에 현대제철 대표이사 임기가 끝난다. 현대차 부회장들 가운데 오너경영인인
정의선 부회장을 제외하고 다른 부회장들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퇴진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연륜있는 계열사 사장들이 잇달아 물러나 부회장 후보군이 좁아지면서 현대차 중심의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체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갑한 전 현대차 사장과
정수현 전 현대건설 사장은 사장에 선임된 지 각각 6년차, 8년차가 된 올해 초에 물러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중장기 리더 후보군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사장 승진자를 대거 배출했다.
부사장급에 이어 사장급, 그리고 부회장급까지 세대교체가 이뤄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가장 중요한 계열사인 현대차가 심각한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현대차 살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현대차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현대차 중심의 부회장단체제를 바꾸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대차는 사내이사를 맡아 업무를 총괄하는
정의선 부회장을 필두로 각 부회장이 전문화한 영역을 분담하고 있다.
김용환 부회장은 비서실, 전략기획 담당, 감사실, 법무실, 구매 담당을 맡고
윤여철 부회장은 정책개발 담당과 국내생산 담당을 맡고 있다.
연구개발 전무가인
양웅철 부회장은 연구개발본부와 차량지능화사업부 담당이며
권문식 부회장은 연구개발본부장과 연구개발 기획, 인사, 원가 담당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