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순항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에 뚜렷한 지배자가 없는 만큼 많은 완성차회사를 고객사로 둔다면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키울 수 있다.
1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완성차 계열사 마힌드라&마힌드라에 배터리셀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영국 완성차회사 재규어랜드로버가 하반기에 내놓을 순수전기차 ‘I-페이스’와 미국 스타트업 토르트럭의 새 전기트럭 ‘ET-One’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LG화학은 향후 폴크스바겐이 미국에 선보일 전기차에도 일부 배터리를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폴크스바겐이 곧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받을 회사를 선정할 것”이라며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이 높고 미국 미시간주에 생산공장도 두고 있는 만큼 최소한 일부라도 배터리 물량을 수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전 세계 주요 지역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해놓고 있어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국내 청주공장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주, 중국 난징, 유럽 폴란드 등 모두 4곳에 배터리공장을 두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약 90%의 판매량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에 모두 생산거점을 둔 유일한 배터리회사로 꼽힌다. 다양한 지역의 완성차회사들을 고객사로 확보할 발판을 마련해둔 셈이다.
미국 미시간주나 폴란드에는 세계 최대 완성차회사들의 생산공장이 밀집해있어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할 때 물류비용을 아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완성차회사 역시 가까운 위치에 생산공장을 둔 배터리회사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뚜렷한 시장지배자가 없어 다양한 완성차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해야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닛산 ‘리프’ 판매량이 4만8583대로 1위에 올랐고 테슬라 ‘모델S’가 4만5627대로 2위에 올랐다.
BMW와 폴크스바겐, GM 등이 2만 대 후반에서 3만 대 가량의 전기차를 판매해 상위그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데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볼트EV’로 인기를 얻고 있는 GM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꾸준히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다.
LG화학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유럽에서도 다임러, 르노, 아우디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말 기준으로 현재까지 30곳 자동차회사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수주했다”며 “올해도 수주잔고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