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왼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놓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회사는 음악 플랫폼 서비스를 활용해 인공지능 스피커 이용자를 늘리는 데 먼저 힘을 쏟은 뒤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데 음악 플랫폼을 활용한 이용자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뮤직과 제휴해 인공지능 스피커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의 정가는 12만9천 원이지만 네이버뮤직 이용권과 묶어 구입하면 8만2천 원에 살 수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 종류도 다양하게 출시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를 내놨다. ‘프렌즈’와 같은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했다.
네이버는 또 다른 형태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개발해 상반기 안에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는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멜론 서비스를 함께 구입하면 인공지능 스피커를 거의 반값 수준에 제공하는 이벤트 펼치고 있다. 카카오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멜론의 정기결제 서비스와 함께 구매하면 정가보다 58% 저렴한 4만9천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카카오는 2월 기준 ‘카카오미니’ 판매량 10만 대를 넘겼다.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 스피커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기보다 ‘인공지능 스피커’ 생태계 안으로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하고 ‘음악 플랫폼’을 통해 홍보에 속도를 내는 것도 공통점이다.
네이버는 라인프렌즈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를 스피커에 도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과 ‘어피치’를 활용했다.
친숙한 캐릭터로 관심을 끈 뒤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를 유도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아직까지 범용성이 크지 않다. 한 회사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구입하면 그 회사의 ‘음악 플랫폼’을 함께 사용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 서비스를 고도화하려면 다수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용자를 얼마나 확보하는 지가 중요하다. 단기간에 얼마나 보급률 늘리는지가 결국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 보급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카카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아이)의 사용성 확보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데이터를 많이 쌓아나갈수록 카카오I의 학습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플랫폼을 만들어놓으면 서비스를 확대할 여지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이런 점에 주목하고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에서 음성을 통한 쇼핑서비스를 선보였다.
생필품 등으로 판매를 시작해 올해 종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분석해 적절한 연관 상품도 추천해준다.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 총괄은 2월 ‘네이버 커넥트 2018’에서 “올해 안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쇼핑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우선 생필품부터 시작해 판매자들에 인공지능 스피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앞으로 카카오미니에 택시 호출, 음식 주문, 장보기, 사물인터넷 기능 등을 추가한다. 이미 뉴스와 환율, 주가, 운세, 알람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웨이브와 프렌즈에 전화 기능도 추가한다.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별정통신사업자는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카카오 일부 계열사도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프렌즈와 카카오미니 등 인공지능 스피커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 음성인식 스피커가 대다수의 가전에 적용돼 스마트홈 플랫폼의 관문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