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 가운데 증권계좌의 증권사별 비율을 살펴보면 삼성증권 81%, 신한금융투자 7%, 한국투자증권 6%, 대우미래·한양증권 각각 2% 한화·하이투자증권이 각각 1%를 차지했다. 나머지 96개는 은행계좌다.
박 의원은 “삼성 차명계좌 가운데 증권계좌의 비중이 92.2%로 압도적이었고 증권계좌가 개설된 금융회사 가운데 삼성증권의 비중이 51%로 가장 높았다”며 “특히 삼성증권은 이건희 차명재산의 관리를 위한 충실한 사금고로 기능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회장의 주식 형태 차명재산을 보관하기 위해 주로 증권계좌를 차명계좌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삼성증권이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뒤 차명재산의 운용을 거의 전적으로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열 금융회사를 마음대로 이용해 차명재산을 운용한 재벌 총수를 놓고 규제와 처벌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에 재벌 총수가 계열 금융회사를 사금고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 회장의 차명계좌 수는 1489개로서 조준웅 특별검사가 2008년 4월 1197개를 발견했다. 금융감독원이 전수조사를 한 결과 32개를 더 발견했고 이후 검찰이 260개를 추가로 밝혀냈다.
박 의원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97.8%가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개설되는 대담함을 보였다”며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이후 오히려 대부분의 차명계좌가 개설됐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준법의식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