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스마트에너지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권 부회장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고 다른 LG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 에너지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에너지사업에 진출하면서 에너지분야가 통신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4월까지 볼트제조 전문기업 ‘동아’에 5.3메가와트(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구축한다.
에너지저장장치는 대용량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다. 전기료가 저렴한 심야에 충전하고 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에 충전한 전기를 사용해 전력 소모가 큰 기업의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에너지절감 솔루션 보급사업, 에너지측정 솔루션 시범사업, 전기료 알리미 보급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통신사가 보유한 장점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에너지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사물인터넷 기술을 에너지사업에 접목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의 에너지 소비·생산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면 에너지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빨리 사물인터넷 기술개발을 시작해 현재 사물인터넷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초연결성 특성을 갖춘 5G가 상용화되면 사물인터넷 기술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연결이란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LG전자, LG화학, LGCNS 등 주요 계열사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은 충전에 필요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의 전력을 변환시켜 주는 장치인 전력변환장치시스템(PCS), ESS 제어와 관리를 담당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등 3가지로 구분된다.
LG화학은 배터리를 생산하고 LG전자는 전력변환장치시스템(PCS)제품을 만들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의 제어와 관리를 담당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은 LGCNS가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LG유플러스의 통신기술까지 접목되면 스마트에너지사업에서 수직 계열화를 이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에너지저장장치는 장비들과 시스템의 호환성이 중요하다”며 “수직 계열화를 이루면 호환성을 높일 수 있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2014년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시절에 독일 지멘스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배터리를 우선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을 만큼 에너지사업에 관심이 많다. LG화학은 이 계약을 통해 스마트에너지사업에 한 걸음 나가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에서도 에너지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LTE 보급률이 이미 높아 본업인 유선사업의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돼 신사업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 LTE 가입자는 1214만 명으로 전체 무선 가입자의 92%를 차지해 사실상 LTE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보다 앞서 스마트에너지사업에 진출한 KT는 에너지부문에서 지난해 2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냈다”며 “LG유플러스도 계열사와 협력하는 등 강점을 활용하면 조만간 의미있는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