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2-05 14: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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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통신비 인하의 영향으로 올해 매출 하락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코퍼레이트센터장은 5일 열린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이동전화 매출은 통신비 인하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하락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커머스 등 다른 사업의 성장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SK텔레콤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를 17조5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17조52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별도기준 매출은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지난해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올렸고 올해 보편요금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매출이 감소될 요인은 많아지고 있는 반면 마케팅 비용은 줄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유 센터장은 “마케팅 비용은 시장상황과 경쟁환경에 따라 규모가 결정된다”며 “올해 연간 마케팅 비용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2조1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별도로 5G 투자도 진행한다.
유 센터장은 “6월에 5G 주파수 경매가 이뤄지면 연말까지 5G와 4G 이동통신 연계 표준 상용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내년 초에 5G 단말기 출시와 함께 상용화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5G 설비투자에 과도한 부담이 없도록 정부와 긴밀한 논의로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개편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 센터장은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관련 요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나온다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자회사 SK플래닛에 외부자금 수혈이 당장은 필요없다고 봤다.
유 센터장은 “SK플래닛의 현재 자금 능력은 3700억 원 수준으로 외부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제휴나 펀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배당과 관련해서는 SK하이닉스의 배당확대와 연계하기 어렵다는 뜻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데 힘입어 2017년 1주당 배당금을 기존보다 67% 상향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여서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가 SK텔레콤의 배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SK텔레콤은 기존과 같은 보통주 1주 당 9천 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유 센터장은 “SK텔레콤은 안정적이면서도 점진적 배당을 추구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으나 변동성이 상당히 큰 편이라 SK하이닉스 배당과 SK텔레콤의 배당을 같이 두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SK텔레콤의 실적이 양호하다고 판단된다면 배당을 늘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