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 사장이 주식발행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힘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사장과 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KB증권의 투자금융(IB)부문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로 주식발행시장에서 경쟁력 확대를 내놓았다.
▲ (왼쪽부터) 윤경은 전병조 KB증권 각자대표 사장. |
윤 사장이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KB증권을 주식발행시장 부문에서 업계 2위까지 키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식발행시장은 유상증자와 기업공개(상장) 등 주식을 발행해야 하는 일과 관련해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중개하는 업무를 말한다.
국내 주식발행시장 규모는 경기회복과 증시 호황 등에 힘입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 공모금액은 7조8천억 원을 넘어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KB증권은 지난해 초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것을 계기로 주식발행시장사업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주식발행시장에서 중위권에 머물러 왔는데 상위권 회사인 현대증권과 합쳐지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KB증권은 12월에 6천억 원 규모의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진행하면서 주관금액 기준으로 증권업계 상위권으로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KB증권이 KB투자증권 시절인 2013년부터 채권발행시장(DCM) 주관금액 선두를 매년 지키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주식발행시장에서 위상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채권발행시장은 회사채 등 기업의 채권 발행을 대행하거나 일부를 사들여 판매하는 등의 투자금융업무를 말한다.
KB증권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들과 비교할 경우 주식발행시장에서 다소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증권이 지난해 1~3분기에 기업공개를 주관한 회사들의 공모금액은 44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5곳 가운데 유일하게 1조 원을 밑돌았다.
윤 사장과 전 사장은 KB금융 계열사와 연계를 더욱 강화해 주식발행시장 수익원을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등과 거래하는 기업의 유상증자나 기업공개를 맡는 방식이다.
KB증권이 지난해 상반기에 제일홀딩스의 기업공개를 주관한 것도 국민은행이 2015년 하림그룹의 STX팬오션(현 팬오션) 인수금융을 지원한 데 힘입은 사례로 꼽힌다.
국민은행 등과 협력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장업무도 확대할 것으로예상된다. 중소기업의 기업공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금액은 3조3700억 원으로 집계돼 2016년보다 1.5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코스닥 활성화정책이 시행되면 기업공개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채권발행시장과 주식발행시장의 연계를 고도화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며 “중견기업의 경우 사업범위를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주식발행시장의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