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DB손해보험의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데다 회사이름의 변경과 DB그룹의 경영권 승계 준비 등 조직안정화가 필요한 이슈들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3월20일에 세 번째 임기를 마친다.
그는 동부화재 시절인 2010년 취임한 뒤 2012년과 2015년에 걸쳐 두 차례 연임했다.
김 사장이 이번에도 연임해 자리를 지킨다면 임기를 11년 동안 수행해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9년)을 제치고 손해보험업계 최장수 CEO에 오르게 된다.
DB손해보험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순이익(잠정) 6292억 원을 냈는데 2016년 같은 기간보다 25.7% 늘어났다. 최근 5년 동안 냈던 연간 순이익들도 모두 뛰어넘었다.
손해보험시장 점유율도 2017년 9월 원수보험료 기준 15%대를 지켰다. 특히 DB손해보험이 강세를 보이는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은 19.1%로 집계돼 2016년 9월보다 1.2%포인트 올랐다.
김 사장이 비교적 약했던 사이버채널(CM)을 강화하고 우량고객을 모으기 위한 특약도 늘리는 등 영업을 강화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인 손해율도 11월 기준 84.9%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손해율은 77~78%를 기준으로 높을수록 보험영업손실이 커진다.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자동차와 실손의료보험료 인하 등의 악재에 대처해야 하는 점도 실적 성장세를 이끌어낸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김 사장이 회사를 오랫동안 이끌어 왔던 점도 연임에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DB손해보험이 지난해 상당한 변화를 겪은 만큼 조직안정화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동부화재에서 이름이 바꿨는데 ‘동부’의 브랜드 파워를 잃게 됐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이 자리를 지켜 구성원들의 불안을 줄이고 DB손해보험의 이름을 알리는 마케팅 확대를 지속해 브랜드 파워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사장이 연임해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사장은 DB그룹에 39년 동안 몸담은 내부인사로 김 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김 전 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승진했는데 DB금융연구소에서 일하면서 금융 전반을 살펴보는 등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DB그룹의 전면에 나서는 데 몇 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 사장이 2021년까지 일하면서 이근영 DB그룹 회장과 함께 김 부사장의 경영수업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