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12-27 16: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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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중국 공장을 세우는 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장비업체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7일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패널장비업체들이 장비 공급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정광호 야스 대표.
산업통상자원부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TV용 대형 올레드패널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승인하는 대신 국산장비의 사용을 늘리고 기술 보안을 강화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기존 국산장비 사용비율이 현재 60~70%가량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75%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국산장비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전달해온 만큼 (비중이 높아진다고 해서) 비용 면에서 크게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그동안 협력관계를 맺어온 국내 장비업체들과 중국에 동반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 1분기와 2분기에 중국 광저우 공장의 모든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성엔지니어링, 비아트론, 야스는 LG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올레드패널에 쓰이는 장비를 공급하고 있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야스는 LG디스플레이에 TV용 대형 올레드패널 생산에 사용되는 유기물 증착기 및 증착원을, 비아트론은 패널 생산용 열처리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와 패널생산에 쓰이는 증착장비를 양산한다.
야스를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 비아트론 등은 모두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장비 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 공장 구축이 늦어지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승인으로 장비를 공급할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특히 야스는 LG디스플레이와 8세대 유기물 증착기를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지분투자를 받았을 만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야스 주식 17.8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또 지난해 매출의 99%가량을 LG디스플레이에 TV용 대형 올레드패널에 사용되는 증착기 및 증착원을 공급하면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트론도 LG디스플레이에 독점으로 디스플레이용 열처리장비를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내년에 전체 매출 가운데 약 50%가량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TV업체들을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장비업체들이 향후 장비공급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공장을 구축하는 광저우는 여러 중국 TV업체들이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TV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고객사를 늘릴 기반을 마련하는 데 유리하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프리미엄TV시장에서 올레드TV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 공장을 구축하면서 LG전자 외에 글로벌 TV업체들에 TV용 올레드패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