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길에 35개 대기업, 29개 중견기업, 160여개 중소기업, 40개 기관과 단체 대표 등 260여명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규모의 경제사절단을 대동한다.
6월 미국 경제사절단의 5배, 11월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의 3배가 넘는 규모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중 때보다도 100명 이상 늘었다.
하지만 허창수 회장은 GS그룹 회장 자격으로도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도 이번 중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경련은 문 대통령의 11월 인도네시아와 6월 미국 방문 때도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번 중국 경제사절단에도 제외되면서 위상이 더욱 추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허 회장은 문 대통령의 6월 미국 방문 때 GS그룹 회장 자격으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는데 당시 전경련은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역할을 대한상공회의소에 넘겨줘야 했다. 그동안 통상 전경련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대한상의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의 경제사절단 구성을 담당해 왔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계를 대표해 정부와 소통하는 역할도 대부분 대한상의에 넘겨줬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새 정부 들어 수차례 국회를 방문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연달아 만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허 회장은 재계의 소통창구로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허 회장은 2월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4연임을 확정했는데 당시 더 이상 전경련 회장을 맡지 않겠다며 후임을 물색했다. 하지만 마땅한 후임을 찾지 못했고 전경련 회장단이 허 회장에게 다시 한 번 회장을 맡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 회장을 맡게 됐다.
허 회장은 당시 “더 좋은 분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연임을 수락했는데 적절한 후임을 찾기 위해서라도 임기 안에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허 회장은 현재 명칭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국기업연합회’로 바꿔 전경련을 경제인(회장)이 아닌 기업중심의 단체로 만들고 운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의사결정기구인 ‘회장단회의’를 ‘경영이사회’로 바꾸는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허 회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3월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이 한국기업연합회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5월 대선과 내각 구성, 그 뒤에 이어진 국정감사 등 외부요인으로 올해 대대적 개혁의 시기를 잡지 못했다”며 “내년 초 열릴 총회에서 관련사안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