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7년 6월13일 경기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코나' 공개행사에서 제품설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내년 1분기에 중국과 미국에서 소형SUV 코나를 출시한다.
중국에서 코나를 판매해 사드보복에서 벗어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 반면 미국에서는 코나를 출시해도 부진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1분기부터 중국과 미국에서 코나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중국과 미국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에 코나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미국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12.7% 줄어든 62만2천 대를 파는 데 그쳤다. 미국 자동차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SUV 제품이 부족한 현대차의 판매부진이 두드러졌다.
중국에서는 사드보복과 반한 감정을 겪으면서 판매가 대폭 줄었다. 현대차는 올해들어 9월까지 중국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든 77만9천 대를 팔았다. 10월도 2016년 10월보다 11% 감소한 8만 대 판매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코나 신차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에서 코나를 출시하더라도 판매부진에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SUV시장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소형뿐만 아니라 중형, 대형으로 분산된 경향을 보이는 반면 미국 SUV시장 경쟁은 소형차급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중국의 SUV 판매량은 2016년 상반기보다 16% 늘었다. 소형과 대형SUV 판매량은 6월에 2016년 6월보다 각각 9.7%, 563% 증가했다.
자동차 정보분석 기관인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7년 1~9월 미국에서 판매된 SUV는 2016년 같은 기간보다 0.7% 늘었는데 이 기간에 소형과 대형SUV 판매는 각각 5.2%, 2.7%였다.
조 하인리히 포드 글로벌부문 대표는 11월 초 보스턴에서 열린 투자자들과 컨퍼런스에서 “소형SUV시장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앞으로 이런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가격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초기에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공급이 중요한데 현대차는 중국 충칭공장에서 엔시노를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반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코나는 한국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현대차 노조가 최근 현대차 울산1공장 코나 생산라인에서 파업하면서 현대차가 미국에 코나를 계획대로 수출하는 데 차질을 빚을 뻔한 일도 벌어졌다.
현대차 노사가 아직 2017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 하지 못한 만큼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국내판매와 해외수출 물량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현대차가 이미 중국에서 ix35 등 소형SUV를 팔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코나를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소형SUV 차급에 진출하는 점도 중국과 미국에서 코나 효과의 온도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2018년 2월 충칭공장에서 엔시노를 생산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단기에 판매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18년 미국에서 출시하는 SUV(코나, 싼타페 등) 신차효과가 기대되지만 상반기까지 판매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과 미국에서 열린 주요 모터쇼에서 코나를 전면에 내세웠다.
11월17일 중국 광저우모터쇼에서 중국형 코나인 ‘엔시노’를 선보였다. 엔시노는 코나를 기반으로 중국 고객들의 운전습관과 기호 등이 반영돼 개발됐다. 가솔린 1.6 터보 GDi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된다.
11월29일 미국 LA오토쇼에서 코나를 북미 최초로 공개했다. 코나는 북미에서 감마 1.6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한 ‘1.6T 모델’과 누 2.0 앳킨슨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2.0 모델’ 등 2종류로 출시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