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는 최근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출범과정에서 수익성 높은 해외자회사를 롯데지주에 넘겨주면서 해외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새로운 시장을 찾아 이를 만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최근 인도에 투자를 늘리고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규시장에서 가능성을 찾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 2조2천억 원 가운데 해외사업에서 5천억 원을 거뒀는데 국가별로 보면 카자흐스탄 등 유럽매출이 18%, 인도 12%, 중국 7% 등을 차지한다.
경쟁사 오리온의 경우 전체매출에서 중국 매출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것과 비교하면 롯데제과는 다양한 나라에서 고루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제과가 아프리카 등 다른 회사들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곳으로 사업을 펼치는 것은 ‘신규시장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다만 아프리카사업 등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해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10월 말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해외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제과는 법인세법상 적격 분할요건 충족을 위해 카자흐스탄 제과회사 라하트와 파키스탄 제과회사 콜슨 등 해외 자회사를 롯데지주로 떠나보냈는데 두 회사는 모두 롯데제과 해외 자회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라하트와 콜슨 등 두 회사는 지난해 기준 매출 5340억 원, 순이익 177억 원을 내며 롯데제과 해외사업 성과에 기여가 컸다. 특히 라하트의 경우 카자흐스탄 제과업계 1위로 매년 20~30%대 성장률을 보였던 만큼 롯데제과는 아쉬움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이익기여도가 높은 해외 자회사를 지주사로 이관하면서 2018년 자산과 이익규모가 모두 줄어들 것”이라며 “중단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는 데 더욱 속도를 높여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23일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아이스크림 회사 ‘하브모어’ 지분 100%를 1645억 원에 인수하며 인도에서 영향력을 높일 것을 예고했다. 2004년 제과회사 ‘패리스’를 인수하며 인도에 첫발을 디딘 롯데제과는 현재 초코파이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90%에 이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제과는 인도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제과회사의 진출이 비교적 활발하지 않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케냐에 세웠던 사무소를 올해 판매법인으로 바꾸고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르완다 등 주변 아프리카 국가로 진출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제과시장의 규모는 12조 원에 이르는 만큼 롯데제과가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카자흐스탄, 벨기에, 파키스탄, 인도, 중국, 베트남, 러시아, 싱가포르 등 모두 8개국에 자회사나 법인을 두고 있으며 수출 국가는 70여 개에 이른다. 롯데제과는 상반기 해외국가 8곳에서 매출 2841억 원, 영업이익 16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38.9% 늘어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