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7-11-23 14: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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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중장기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가 중국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나온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베이징기차에서 베이징현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베이징기차와 현대차의 합자관계가 약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베이징기차가 중장기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워나가면서 베이징현대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어 현대차는 중국에서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 담도굉 베이징현대 총경리.
현대차는 중국에서 사드보복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 합자회사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갈등도 불거졌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합자관계를 끝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베이징기차그룹은 중국 5대 완성차회사 가운데 하나로 중국 지방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임러, 스즈키와도 합자회사를 세워 운영하고 있고 승용차, 상용차, 특장차, 자동차 부품 등을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가 베이징기차 산하 브랜드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편이라는 점 때문에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결별설이 조기에 진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베이징기차가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데 힘을 쏟으면서 현대차도 중국에서 독자생존 능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베이징기차그룹은 현재 생산회사 수준에서 2020년까지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혁신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기화’와 ‘세계화’를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파악했다.
베이징기차그룹은 전기화 전략에 따라 연구개발 시설 및 새 공장 건립, 신에너지차사업 확대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 전략에서는 중국정부의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정책에 따라 해외 투자와 신차 출시를 늘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베이징기차와 갈등을 봉합하고 최근 중국에서 판매감소폭도 작아지면서 중국에서 판매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적자를 냈지만 3분기만 놓고 보면 흑자를 냈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년 중국에서 사드보복 이전 수준으로 판매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완성차회사들은 2012년 판매감소폭이 크지 않아 다음해인 2013년에 2011년보다 더 많은 판매실적을 냈다”며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일본 완성차회사들보다 좀 더 길게 영향을 받은 데다 사드 여파보복 이외에 제품군과 판매가격 관련 대응이 늦었던 탓도 있어 2018년 중국에서 2016년에 못 미치는 판매실적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