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선물거래가 12월 미국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하면서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올라갈 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들의 수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14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상품이 이르면 12월 둘째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오프라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 블록스의 모습. <뉴시스> |
다만 가격변동성이 낮아지면 투자 매력이 떨어져 오히려 선물거래가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4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테렌스 더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회장은 “비트코인 선물상품이 이르면 12월 둘째주 상장돼 거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거래규모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파생상품 거래소다.
선물거래는 특정한 상품 또는 금융자산을 미리 정해놓은 가격으로 미래의 어느 시점에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거래를 말한다. 따라서 가격 변동에 따른 손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비트코인 선물의 계약 한 건당 25달러 규모로 거래를 진행한다. 또 가격제한폭을 설정해 가격의 급변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을 줄이기로 했다.
선물거래가 시작되면 비트코인의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이 금이나 원유 등 전통적 선물거래의 대상과 비슷한 위치에 오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박녹선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선물이 상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했다”며 “비트코인이 기초 파생상품과 함께 같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것은 비트코인과 관련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파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수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데 선물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크게 변하는 점이 비트코인의 한계로 꼽히는데 선물거래는 이런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 투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비트코인 선물상품의 인기가 기대보다 저조해 안정적 투자자산으로 자리잡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비트코인은 거품 논쟁이 일어날 만큼 가격 변동성이 높아 막대한 차익을 노릴 수 있는데 선물상품은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새롭게 개발한 금융상품 중에 실패하고 사라져 버린 경우도 많다”며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