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전문기업 휴맥스가 반도체 가격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해 고전하고 있다.
휴맥스는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1989년 창업한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데 지금까지 사실상 살아남은 유일한 1세대 벤처기업이다.
▲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겸 네이버 이사회 의장. |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3일 “휴맥스의 매출성장은 긍정적이지만 비용구조 악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기대이하”라며 “2016년 4분기부터 상승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직접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파악했다.
휴맥스는 3분기에 매출 3956억7600만 원, 영업이익 6억9200만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75%에 그친다.
휴맥스는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전을 하고 있다.
휴맥스는 분기당 200억 원가량의 D램을 구매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가격상승으로 휴맥스는 분기당 D램 비용이 1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휴맥스 경영진의 판단을 아쉬워하는 지적도 나온다. 휴맥스는
변대규 의장이 2014년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김태훈 사장이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박 연구원은 “휴맥스는 반도체 가격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셋톱박스산업 경쟁심화가 원인이지만 1년 동안 지속된 원재료 가격상승만을 탓하기엔 대응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휴맥스가 인공지능(AI )스피커 기능이 포함된 셋톱박스 시장을 놓친 것도 우려된다”며 “사업전략과 관리의 부재가 아닌가 고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4분기에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휴맥스는 4분기에 매출 4507억 원, 영업이익 9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5% 늘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