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의 자회사 및 출자회사들이 지금껏 11조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21개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1개 공공기관들이 출자한 회사 149곳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10조9508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맞춰 계산한 것으로 149개 출자회사 자체의 순손실 규모를 따질 경우 16조487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한국석유공사가 출자회사 5곳에서 6조7934억 원의 적자를 봐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한국가스공사 출자회사가 1조9270억 원(16곳), 한국광물자원공사 출자회사가 1조5206억 원(23곳), 한국전력공사 출자회사가 2260억 원(19곳)의 적자를 내 뒤를 이었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은 감시와 견제대상이지만 이들의 출자회사는 존재감이 미약해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보이지 않는 세금의 하수구가 되고 있다”며 “무책임한 운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출자회사도 공공기관 못지않게 제도적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자회사들이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본 데는 비핵심사업과 관련한 부적절한 투자와 방만한 회사운영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스공사는 2010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CNG(압축천연가스)충전소운영사업과 실린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하류사업(시추, 개발, 탐사가 아닌 영역)은 가스공사의 사업목적과 연관성이 낮아 최근 5년 간 순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서부발전의 경우 고유목적사업인 석탄개발사업의 추진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부대사업인 석탄터미널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회사를 설립해 2014년 이후 선적물량 미확보로 지속적으로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타당성 검토를 미흡하게 진행해 손실을 본 사례도 드러났다.
한국전력은 석탄가스복합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KEPCO-UHDE’를 설립하면서 예상수익률을 11%로 추정했는데 운영비용과 물가상승 등을 반영하자 예상수익률이 내부요구수익률인 7%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출자회사를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출자한 기업이 11조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적자를 본 것은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