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09-26 16:15:55
확대축소
공유하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로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해진 데다 사드 여파까지 겹친 탓이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갤럭시노트8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 징동닷컴에 따르면 갤럭시노트8은 22일 기준 사전예약 판매량이 9124대에 그쳤다.
열흘 동안 1만 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국내에서 갤럭시노트8이 4일 만에 사전판매량 65만 대에 이른 것에 비교하면 미약하다.
중국매체들은 갤럭시노트8 초반 인기가 다소 저조한 이유로 높은 가격을 들었다.
중국상무신문망은 “갤럭시노트8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보다 1천 위안가량 비싼 데다 갤럭시S8과 비교해 S펜 등을 제외하면 기능상 크게 차이가 없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은 다른 업체에서 따라하기가 쉬운 데다 제품 별로 성능도 큰 차이가 없다”며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갤럭시노트8의 반응이 다소 미적지근한 것은 최근 중국에서 지속되고 있는 사드보복 여파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IT전문매체 신랑커지는 “한국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한류 및 한국 브랜드에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이 커지면서 롯데,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브랜드를 구매하는 행위를 자제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온라인 채널이 모두 다섯 군데 정도 있는 상태에서 한 군데 집계량만으로 판매성과를 측정하기 힘든 데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이라며 “갤럭시S8때도 사드 영향은 있었던 만큼 과도하게 연관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갤럭시노트8 공개행사를 연 뒤 26일까지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정식 출시일은 29일이다.
하지만 현지업체들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사업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2분기 중국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화웨이가 10월16일 독일에서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10’ 공개를 앞두고 있는 점도 갤럭시노트8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작과 달리 디자인, 사양 면에서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샤오미도 15일 ‘미믹스2’를 내놓고 갤럭시노트8에 맞서고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835, 테두리를 없앤 5.99인치 풀HD 디스플레이, 전면 1300만 카메라 등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한화 약 57만 원정도로 갤럭시노트8 절반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12일 국내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에서 “최근 중국시장 관리조직을 대폭 개편했다”며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같은 좋은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브랜드를 관리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최근 중국 내 영업망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법인 조직을 단순화했다. 기존에는 총괄 밑에 7개 지사를 두고 각 지사에서 30여개 지역사무소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는데 현재는 총괄이 22개 지역본부를 직접 관리한다. 판매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