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국감에 출석해 불출석에 대해 사과했다.
김 총재는 적십자사 운영에 성주그룹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적십자사 노조도 김 총재의 퇴진을 요구해 김 총재가 안팎으로 어려운 입장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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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
김 총재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감 불출석은 제 불찰”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국감을 기피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총재는 “아태지역 총재회의가 4년에 한 번 열리는 회의”라며 “대북교류가 경직되는 것이 안타까워 참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공인이 돼 본 적 없이 기업인으로 살다가 짧은 생각으로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김 총재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감 불출석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어떤 피감기관장이 자기가 국감을 받을 날짜를 정하느냐”고 비난했다. 김 총재는 “의원님 말씀이 100% 맞다”고 대답했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치학을 공부하신 분이 공직이 처음이어서 국감에 불출석했다는 것은 핑계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국제정치학을 공부해 많이 몰랐다”고 말했다.
국감에서 김 총재의 성주그룹 직원들이 적십자사 내부 간부회의에 참석하고 그룹 감사와 자문변호사가 적십자사 내부자료를 열람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적십자사 내부 제보에 따르면 김 총재가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 성주그룹 비서 2명을 배석시켰다”며 “성주그룹 계열사 감사와 자문변호사가 적십자사 내부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이는 공공기관인 적십자사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불법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적십자사 내부에서 불만과 동요가 크다”고 우려했다.
대한적십자사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해 김 총재의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는 “김 총재는 적십자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정치논쟁에 휘말리게 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즉각적으로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적십자사가 신임 총재 선출 이후 창립 이래 최대위기에 직면했다”며 “109년 인도주의 기관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국민이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노조는 “김 총재는 이른바 국감 뺑소니 사건으로 적십자사 전체 위신에 큰 타격을 줬다”며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감사 회피로 국회의 정상적 활동과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김 총재가 내부 구성원들 목소리에 전혀 귀기울이지 않고 독단적 행동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김 총재가 적십자사가 잊혀진 단체라 회비를 내지 않았다고 말한 데 대해 “적십자인의 자긍심에 손상을 입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