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CJCGV 대표가 해외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CJCGV는 국내 영화관객 수가 정체된 만큼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해외사업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와 러시아 현지언론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최근 CJCGV 관계자 30여 명이 러시아의 영화관체인 ‘카로’ 인수를 위한 지분매입 협상을 하기 위해 3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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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 CJCGV 대표. |
카로는 러시아 전체 4500개 상영관 가운데 219개를 두고 있는 4위 회사다.
CJCGV 관계자는 “CJCGV가 터키에 진출한 이후 러시아 등 여러 해외시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협상단계는 아니다”라며 “해외시장에 나온 매물을 조사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베트남,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터키, 미얀마 등 해외로 사업영토를 넓힌 데 이어 CJCGV의 7번째 해외무대를 찾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CJCGV가 해외사업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는 국내법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영화관람객 수는 비슷하거나 감소하는 상황에서 영화관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총 관객수는 2012년 1억1400만 명에서 2016년 1억1600만 명으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관객수가 4년 동안 200만 명 늘어나는 데 그친 만큼 앞으로도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롯데시네마는 9월부터 독립법인으로 출범한다. 롯데시네마는 그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사업연관성이 낮은 계열사와 묶여 있었는데 분사 이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져 시장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메가박스는 영화관 3곳 가운데 상영관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메가박스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상영관 수 기준 23%로 1위인 CJCGV와 15%포인트 차이다. 3년 전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차이인 20%포인트보다 크게 줄었다.
메가박스는 올해에도 수백억 원을 들여 상영관 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영화산업의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관람객 수도 정체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공격적인 신규출점을 하게 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CGV는 2011년 베트남에서 멀티플렉스 메가스타를 783억 원에 인수한 뒤 베트남 영화업계에서 1위로 올라섰다. 2016년에는 3천억 원을 들여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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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CGV가 400번째로 문을 연 터키 요즈가트시 '씨네맥시멈 91호' 극장의 모습. |
CJCJGV는 현재 중국 63개관, 베트남 30개관, 인도네시아 19개관, 미국 LA 1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한 특수관의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글로벌 좌석수 3만 석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호주, 카타르, 프랑스 등으로 진출했다.
서 대표는 CJCGV의 해외진출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CJCGV는 2분기 해외법인에서 순이익 6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해외법인 대부분에서 매출이 고르게 늘어났는데 특히 터키와 중국에서 각각 영업이익 15억 원, 31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베트남에서도 영업이익 42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6.7% 증가한 데 이어 1월 연결대상 법인으로 편입된 인도네시아에서 영업이익 7억 원을 거뒀다.
반면 CJCGV의 상반기 국내실적은 부진했다.
CJCGV는 2분기에 2004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 90억 원, 순손실 131억 원 등을 봤다. 상반기 누적 적자규모는 영업손실 47억 원, 순손실 173억 원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