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부회장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종합금융회사로 성공적 도약을 이끌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에 치중된 사업포트플리오에서 자산운용과 캐피탈, 저축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사업다각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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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다양한 자회사를 통해 가장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만들 것이 큰 장점”이라며 “카카오뱅크 등 신규 자회사의 성장가능성을 감안하면 비증권부문의 기여도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상반기에 순이익 2689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8% 늘었다. 대표적인 수익성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7%로 집계돼 증권사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에 증권업계에서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거둔 것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도 덩치를 빠르게 늘리며 힘을 보탰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6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272억 원 늘어난 자산규모 2조3104억 원으로 집계돼 업계 3위로 뛰어올랐다. 2014년 9월 예성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서울지역으로 사업영역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투자캐피탈의 덩치도 크게 커졌다. 대출잔액규모는 1조71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300억 원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융사업과 협력하면서 기업담보대출이 2900억 원 불어난 데 영향을 받았다.
김 부회장이 오너십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사업중심을 투자금융으로 옮기고 자회사를 키우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온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20.2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장 연구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합병에 실패한 뒤에도 오너체계의 일관성있는 전략을 바탕으로 증권부문에서 기존 주식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등 사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금융(IB)으로 사업구조를 꾸준히 바꾸고 있다”고 파악했다.
김 부회장은 오래동안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김 부회장은 2005년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한 뒤부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베트남펀드와 유전펀드, 철강펀드 등 새 상품을 내놓고 자기자본투자와 부동산금융, 기업공개 등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며 투자전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부회장이 올해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에서 단기간에 수익을 얻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은행업과 시너지를 얻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점도 오너십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은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고 오너로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이를 적합하게 추진할 인사를 자회사 대표로 영입해 전문성도 확보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계열사 사장이 좋은 실적을 이끌어내면 연임할 수 있다”는 경영원칙을 여러차례 강조하는 등 각 자회사 대표들의 전문성을 최대 평가항목으로 꼽는다.
그룹 전체의 방향성이 아닌 사안의 경우 철저하게 각 자회사 대표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경영스타일이 ‘그림자경영’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최근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앞두고 대형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주 전체의 덩치가 커지면서 김 부회장이 주요 경영사항을 직접 챙기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은행 지분 4%를 사들이고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늘린 것 등 주요 사업적 결정은 김 부회장이 직접 챙긴 사안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최근 과감한 결단을 내려 그룹의 체질을 성공적으로 바꿔내고 있다”며 “곧 시작되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 인가를 통한 자본활용과 카카오뱅크를 매개로한 카카오와 협업 확대가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