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스피커시장 진출을 아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시장 전망이 밝은 데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스마트홈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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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11일부터 네이버뮤직 무제한 1년 이용권을 구매하는 고객에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버’를 선착순으로 증정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7월 초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공개했다.
해외에서는 아마존과 구글이 각각 ‘에코’와 ‘구글홈’으로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 페이스북 등도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와 관련해 전략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시장경쟁이 치열한 데다 국내 시장규모가 작아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출시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시장이 초기 단계로 아직 성장성이 밝은 데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대해야 하는 만큼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규모는 2015년 3억6천만 달러에서 2024년 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구매자들이 한 대 이상의 스피커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는 만큼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전자전문매체 TNW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놓고 “전 세계 거대 IT기업인 구글, 애플, 샤오미 등은 자체 하드웨어 생태계를 넓히려고 하고 있다”며 “이제 막 확대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시장 진출을 미루는 것은 현 시점에서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인공지능 스피커는 여러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성은 높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기능을 추가한 가전제품을 내놓고 가정 내 가전제품을 모두 연결하는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스마트기능을 대거 추가하고 소비자들이 음악감상,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냉장고는 고가인 데다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스피커와 비교해 구심점 역할을 맡기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 출시된 SK텔레콤, KT 등의 인공지능 스피커는 10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음악감상, 검색, 길 안내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블래스팅뉴스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 개발을 위한 기술을 냉장고 등 다른 가전제품에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