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투자신탁위탁자보수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투자신탁위탁자보수는 ETF를 포함 운용 펀드에서 벌어들인 보수의 합계를 말한다.
KB자산운용은 상반기 투자신탁위탁자보수 수익이 105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6억 원)과 비교해 74.5% 뛰었다.
수익 규모는 ETF 점유율 1, 2위인 삼성자산운용(1211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1574억 원)에 이어 3위지만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투자신탁위탁자보수 수익은 각각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6%, 8.1% 늘어났다.
KB자산운용과 ETF시장 점유율 3위를 놓고 격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536억 원, 31.3%) 신한자산운용(552억 원, 11.0%) 등과 비교해도 실적이 좋았다.
물론 KB자산운용의 두드러진 이익 증가세는 서울역 KDB생명타워를 비롯한 부동산펀드 청산을 통한 일회성 이익 300억 원가량이 수수료수익에 반영된 효과가 컸다.
다만 KB자산운용은 일회성 이익분을 제외하고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9.6% 늘어났다.
김 대표가 안정적 리더십으로 펀드 자산 확대와 수익성 개선 등 경영 핵심 지표들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임기를 4개월여 남겨놓은 김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ETF시장 점유율 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ETF시장은 19일 기준 순자산 규모가 227조 원으로 커지면서 운용사들의 핵심 먹거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들어서만 순자산이 54조 원, 31.0% 증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현재 ETF 순자산이 17조7737억 원으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7.8%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87조1675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75조6701억 원)에 이어 3위다.
▲ KB자산운용이 강점인 채권형 ETF 상품 성과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내줬던 ETF시장 점유율 3위를 되찾아왔다.
다만 KB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ETF 브랜드를 기존 ‘KBSTAR’에서 ‘RISE’로 교체하고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추격을 허용하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015년부터 10년 동안 지켜온 ETF시장 3위 자리를 한투운용에 내주고 4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7월부터는 다시 순자산에서 한투운용을 앞서고 있지만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KB자산운용과 한투운용 ETF 순자산 차이는 4396억 원, 점유율 격차는 0.2%포인트 수준이다.
김 대표로서는 ETF시장 점유율 사수를 놓고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ETF사업 성적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결국 RISE ETF 운용성적은 하반기 실적 증가세를 지속하기 위한 핵심 열쇠이기도 한 셈이다.
김 대표는 1969년생으로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템플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96년 삼성생명 채권운용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 등을 거쳐 2016년 말 KB자산운용에 글로벌운용본부장으로 합류했다.
KB자산운용에서 글로벌운용본부와 OCIO본부, 채권운용본부를 통합한 연금&유가증권부문장을 지내고 2023년 12월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인사를 통해 KB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올해 1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하반기에도 ETF와 채권, 사모대출(pd), 사모펀드(PE) 등 규모가 성장하는 섹터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하겠다”며 “이들 상품을 통해 안정적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운용자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