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노사가 여름휴가 이후에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더라도 이른 시일 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노조가 여름휴가 이후 파업할 가능성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회사들은 7월31일부터 8월4일까지 여름휴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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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유기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
현대차 노사는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 타결을 목표로 직전까지 집중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여름휴가 전 마지막 교섭인 7월26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름휴가 동안에도 실무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뜻을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첫 날인 7일에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교섭전략과 투쟁방침 등을 논의한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여름휴가 동안 진행되는 실무교섭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여름휴가가 끝나면 강력한 투쟁으로 회사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교섭결렬을 선언했지만 이례적으로 파업없이 교섭에 복귀하면서 회사에 양보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내세울 수도 있다.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더라도 9월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어 임금협상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노조 집행부 선거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현대차 노사는 임금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교섭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기아차 노사도 여름휴가를 보낸 이후에 당장 임금협상 교섭을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여름휴가 동안에도 통상임금 확대적용을 요구하며 양재동 본사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름휴가가 끝나면 8일에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는 17일 통상임금 1심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금협상 교섭이 1심 판결이 나기 전까지 속도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기아차 노조도 현대차 노조와 마찬가지로 앞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가 파업없이 교섭에 복귀했고 9월 집행부 선거를 치른다. 기아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통상임금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하나 더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GM 노조가 국내 완성차 노조 가운데 파업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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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한택 한국GM 노조위원장. |
한국GM 노조는 7월24일 회사와 18차 교섭을 끝으로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무엇보다 회사가 생산량 확보 등 미래발전전망을 제시해주기를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GM 본사가 전 세계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GM이 국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GM 본사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다양한 투쟁으로 회사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라며 “임금협상을 위한 투쟁과 함께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 지분매각을 반대하는 투쟁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조가 9월 대의원 선거와 창원, 군산 등에서 지회장 선거를 진행하기 때문에 여름휴가 이후 선거 전까지 회사와 교섭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여름휴가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했지만 노조는 파업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27일 국내 완성차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무리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