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에서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의 처지가 바뀌었다.
그동안 호텔사업에서 낸 적자를 면세점사업에서 메우는 구조였는데 앞으로는 면세점사업의 부진을 호텔사업의 높은 성장세가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
|
|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신라에서 호텔사업과 면세점사업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면세점사업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호텔사업이 정상화에 접어들면서 이 사장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호텔신라는 2분기에 영업이익 173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91억 원이 호텔 및 레저사업에서 나왔다. 2분기 호텔 및 레저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무려 168%나 증가했다.
특히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호텔시장 포화 등 호텔사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이를 수용하기 위한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수도권 호텔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줄면서 호텔업계에 찬바람만 불고 있다.
그러나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서울신라호텔과 제주신라호텔, 신라스테이는 모두 가격대가 높아 중국인관광객보다 내국인이 더욱 많이 찾는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중국인투숙객 비중이 15%가량인데 대부분이 비즈니스를 위해 한국을 찾는 고객이다. 신라스테이 역시 1박에 15만 원 정도라 중국인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다. 제주신라호텔의 경우 내국인 비중이 95%에 이른다.
특히 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비즈니스호텔이라는 점에서 다른 비즈니스호텔과 확실한 차별점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신라스테이는 전국에 모두 11개가 있다. 올해 서초점과 부산 해운대점을 새로 냈다. 출점이 거의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부진 사장은 2013년 11월에 신라스테이 동탄점을 선보이면서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들었는데 3년 반 만에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이 사장은 서울 장충동에 기존 특급호텔과 차별화된 한옥호텔을 지어 틈새 수요를 잡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다섯 차례의 도전 끝에 지난해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한옥호텔 건축을 허가받았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은 장충동 신라호텔 바로 앞에 지어지며 지하3층∼지상3층, 91실 규모로 이뤄진다. 전체 투자규모는 3천억 원가량으로 2022년경 완공된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은 호텔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준 실적”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남 연구원은 “영업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호텔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중장기적으로 시장 재편에 따른 점유율 증가와 객실 수 추가 확충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앞으로 호텔사업부가 호텔신라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의 격차가 너무 커 호텔신라 주가도 불확실성이 높은 면세점업계의 영향을 받아 크게 출렁이는 경향이 있었다”며 “앞으로 호텔사업이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경우 주가 변동성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호텔신라 주가는 전날보다 1.99% 오른 6만6600원에 장을 마쳤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3거래일 동안 13% 넘게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