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영국에 원전을 수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전력공사는 12일 “영국의 원전수출과 관련해 한국형모델인 APR1400이 검토할 수 있는 여러 모델들 가운데 비중있는 모델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
|
|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영국은 현재 무어사이드지역에 원전 3기를 짓는 21조 원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도시바가 누젠컨소시엄을 구성해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으로 지분매각을 추진하면서 한국전력이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떠올랐다.
영국정부는 애초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에 웨스팅하우스의 원전모델인 AP1000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는데 한국형 원전모델인 APR1400의 적용을 검토하는 만큼 한국전력의 원전수출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한국전력이 원전모델을 APR1400으로 변경해 누젠 지분을 인수할 경우 국내업체들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APR1400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전모델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할 때도 APR1400을 적용해 국내 관련업체들의 동반진출을 이끌었다.
현재 건설하고 있는 신고리 5, 6호기뿐 아니라 국내 다수의 원전에 APR1400을 적용해 건설경험도 풍부하다.
한국전력은 그동안 누젠 지분을 인수해 영국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3월 “누젠의 매각구조가 결정되면 가장 먼저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말한 뒤 6월 일본에서 사토시 쓰나카와 도시바 사장을 만나 지분인수를 논의했다.
그레그 클라크 영국 비즈니스에너지산업부 장관은 4월 직접 한국을 찾아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을 만나 원전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전력과 중국의 국가핵전기술공사(SNPTC) 등 2곳이 누젠 지분의 인수에 적극적 뜻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안전성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한국보다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중국광동핵전그룹(CGN)은 현재 영국 남서부 서머싯지역에 원전 2기를 짓는 힝클리포인트 프로젝트를 프랑스전력공사(EDF)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힝클리포인트 프로젝트는 공사지연으로 납기 안에 원전을 짓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힝클리포인트 프로젝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영국이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에 한국전력을 선택할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한국전력은 “영국정부로부터 원전사업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이 영국에 원전을 수출할 경우 2009년 아랍에미리트 이후 2번째 원전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