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한불이 중국의 사드보복 장기화로 실적악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잇츠한불은 최근 중국 저장성 후저우에 공장을 지었는데 이를 통한 현지생산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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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창 잇츠한불 대표. |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5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인 입국자수는 25만3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1% 줄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국의 사드보복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사드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길어지면서 잇츠한불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잇츠한불은 화장품업계에서도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거두는 매출비중이 높다. 잇츠한불로 합병되기 전 잇츠스킨은 지난해 중국인으로부터 약 2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대부분 중국 보따리상을 통한 매출이고 직수출 규모는 50억여 원에 불과하다.
중국 보따리상이 주된 매출원인 점은 사드리스크 타격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잇츠스킨은 2016년 매출 2673억 원, 영업이익 733억 원을 올렸는데 2015년보다 각각 13.6%, 34.4%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1%, 51.8%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베를린에서 첫 한중정상회담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드문제를 놓고 양국의 입장 차이가 커 회담에서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잇츠한불은 중국 현지생산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잇츠한불은 6월30일 중국 후저우 공장의 4개 라인을 완공했다. 연간 3500만 개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중국 식약처의 감사까지 끝나면 10~11월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저우 공장은 중국 전용브랜드를 비롯해 잇츠한불의 대표제품인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달팽이크림)’을 생산하게 된다. 달팽이크림을 비롯한 달팽이 라인 제품은 잇츠스킨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현지생산이 시작되면 달팽이크림이 2년 가까이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화장품은 위생허가 과정이 생략돼 지방정부에 신고만 하면 판매할 수 있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달팽이크림을 생산하면 수출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정식 수출을 위해 위생허가를 획득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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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츠한불의 달팽이크림 제품. |
그러나 잇츠한불의 중국사업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있다.
한국기업의 중국 공장도 사드보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항저우 화장품공장은 3월 중국 정부로부터 천장을 방화자재로 바꾸라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결국 조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1개월간 공장가동이 중단될 뻔 한 것이다.
잇츠한불의 중국 합작법인 설립계획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잇츠한불은 중국 썬마그룹과 손잡고 합작브랜드 ‘엔플라워’를 9월 론칭해 후저우공장에서 생산한 중국 전용제품을 유통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사드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되면서 엔플라워 론칭은 무기한 연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잇츠한불은 사드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계속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본, 미국 등 수출을 다변화해 중국에 쏠려있는 해외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