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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웍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 확대만 학수고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5-31 16: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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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반도체계열사인 실리콘웍스가 주력사업인 LCD패널 구동칩의 공급감소로 실적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사업의 확대가 거의 유일한 탈출구로 꼽히고 있다.

실리콘웍스는 최근 18년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연구개발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적극적인 쇄신에 나서며 올레드 구동칩 등 신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리콘웍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 확대만 학수고대  
▲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실리콘웍스는 당분간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올레드 구동칩 등 신제품으로 사업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실리콘웍스는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529억 원, 영업이익 69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 늘지만 영업이익은 38% 줄어드는 것이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326억 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36%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실리콘웍스는 전체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에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공급하며 올리는데 LG디스플레이 TV패널과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침체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는 글로벌 LCD시장 업황이 악화하자 출하량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TV에 집중하는 전략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실리콘웍스의 구동칩 공급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정 연구원은 “주요 TV업체들의 패널 수요가 둔화하며 실리콘웍스의 실적부진이 깊어지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인 애플 아이패드와 LG전자 G6의 출시효과도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의 모바일 LCD패널 주요고객사였던 애플이 올해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를 공급받으며 LCD 수요를 대폭 줄여 실리콘웍스가 실적에 더 타격을 받을 공산도 크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실리콘웍스가 이르면 내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대량양산을 시작할 경우 애플과 구글, 중국 스마트폰업체 등으로 고객사를 확대하며 모바일 LCD패널의 공급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시장지배력을 빠르게 넓혀가는 LCD패널과 달리 스마트폰업체에 올레드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뿐이기 때문이다.

실리콘웍스는 이전에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패널 양산시기에 맞춰 발빠르게 올레드 구동칩 개발에 나섰다. 아직 매출비중은 크지 않지만 올레드TV의 판매확대로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이 스마트폰업체들에 공급되면 올레드 구동칩의 공급물량은 올레드TV용 구동칩보다 훨씬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사업 확대에 실리콘웍스의 미래가 걸린 셈이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설비투자로 실리콘웍스가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며 “올레드 TV패널과 모바일 구동칩이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웍스는 1999년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넘어갈 당시 LG그룹에서 분리돼 벤처기업으로 설립됐다. 2014년 다시 LG그룹에 인수된 뒤 LG전자의 반도체 관련사업을 넘겨받으며 몸집을 키웠다.

  실리콘웍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 확대만 학수고대  
▲ 실리콘웍스가 개발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차량용 반도체 등.
3월 실리콘웍스 주주총회에서 LG전자 시스템반도체 설계센터장을 맡던 손보익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되면서 조직쇄신을 꾀했다. 실리콘웍스 창업주로 LG그룹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꼽혔던 한대근 전 대표는 18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또 연구개발인력을 대폭 늘리며 올레드 구동칩 등 신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웍스 직원수는 1분기말 기준 775명으로 1년만에 110명 가까이 늘었다.

LG전자가 최근 모바일반도체 개발계획을 사실상 포기하고 LG의 반도체 웨이퍼 자회사인 LG실트론이 SK그룹에 매각되며 실리콘웍스는 LG그룹의 사실상 유일한 반도체 관련 계열사로 남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과거부터 반도체사업에 특히 애착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실리콘웍스에 걸린 기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웍스는 올레드 구동칩뿐 아니라 센서 등 자동차용 반도체도 신사업으로 점찍고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등 계열사의 전장부품사업 확대에 시너지를 노릴 수도 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리콘웍스는 LG디스플레이 올레드 구동칩 공급으로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자동차용 반도체 등 신사업 진출도 가시화될 경우 실적전망과 주가가 모두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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