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신규수주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발주처들이 선박발주를 계속 미루고 있는 상황에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공세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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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가 신규수주를 따내기 위해 글로벌 발주처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계약까지 체결되는 건수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3사는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가의 조선사들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건조능력이 우수한 점을 앞세워 협상에 나서고 있다.
국내 대형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은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저가수주도 불사하며 협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너무 낮은 금액에는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탓에 중국 조선사보다 신규수주에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조선3사는 현재 그리스와 노르웨이 등 유럽이나 싱가포르 등의 글로벌 선주들과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계속 물밑에서 협상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조선사들을 제압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없어 고전하고 있다.
국내 해운사마저 중국의 저가공세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국내 선사인 에이치라인은 최근 중국 다롄조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의 건조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다롄조선은 이 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가격으로 척당 7700만 달러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조선3사가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격의 최저치로 제시하는 8천만 달러보다 3.75% 낮은 것이다.
국내 대형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집계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가격 8천만 달러도 12년여 만의 최저치”라며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선박을 수주할 경우 향후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적극적으로 영업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신규수주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2월에 좋았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월 말에 노르웨이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한 뒤 2달가량 신규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1월에 12억7천만 달러 규모의의 해양생산설비를 따내며 수주회복에 청신호를 켜는 듯 했으나 이후 수주소식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는 소형 LNG운송선의 수주를 거의 확정지었으나 선박의 규모가 소형이라 계약금액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3사가 다시 수주절벽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부문 43억 달러, 해양·플랜트부문 21억 달러 등 모두 64억 달러를 새로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1분기까지 수주한 금액은 모두 8억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목표의 12.5% 정도게 그친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60억 달러의 일감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현재까지 15억 달러의 일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1~3월에 LNG운반선과 유조선 등 모두 4척, 5억2천만 달러의 일감을 따냈는데 올해 목표치(55억 달러)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