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사업자 입찰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까?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업계 1위 롯데면세점과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3위 신세계면세점에 추격 당하는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있다.
업계 2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부진 사장이 공격적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 이부진, 이번엔 과감하게 베팅할까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한화갤러리아 등이 5일 제2여객터미털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인천공항공사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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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으로 국내 면세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천공항면세점의 경우 내국인 비중이 높은 만큼 활로가 될 수 있다.
특히 호텔신라는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사업자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면세점시장의 점유율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반면 3위 사업자인 신세계디에프는 특허를 따내면서 올해 안에 강남 센트럴시티에 시내면세점을 새로 열고 2위 호텔신라 추격에 고삐를 죈다.
이부진 사장은 2015년 초에 진행된 인천공항면세점 3기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소극적으로 나서 호텔롯데 측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전체 8권역 가운데 4권역을 차지하며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신라면세점과 나눠 쓰던 탑승동 구역도 독점했다.
신라면세점은 수익성이 높은 담배와 주류 매장을 확보했지만 공항면세점의 경우 어디에서, 얼마만큼 넒은 면적을 통해 영업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롯데면세점에 사실상 완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탓에 이 사장이 이번에는 과감한 베팅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어차피 수익보다 대외적 이미지나 홍보를 위해 들어간다”며 “이부진 사장이 이번 인천공항면세점을 통해 규모 면이나 상징성 면에서 업계 2위로서 입지를 다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이 해외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어 인천공항면세점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천공항면세점은 공항을 오가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돌파구를 찾아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태국 푸껫에 시내면세점을 낸 데 이어 27일 도쿄에도 시내면세점을 연다.
◆ 호텔롯데와 신세계디에프도 공격적 입찰 전망
호텔롯데와 신세계디에프 역시 공격적 베팅이 예상된다.
호텔롯데의 경우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 만큼 면세점사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시내면세점이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청공항면세점을 통해 면세점사업의 성장성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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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통해 가능성을 본 만큼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번 인천공항면세점 입성 때 수익성이 낮은 대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패션 및 잡화구역을 따내며 입성 자체에 의미를 뒀다면 이번에는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이나 담배 등의 구역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년치 비용을 모두 적어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운영 첫해의 임대료만 적어 낸다는 점도 과감한 베팅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첫해에만 적어낸 대로 납부하면 되고 그 뒤부터는 여행객 수에 연동해 임대료가 바뀌기 때문이다. 다만 증감폭은 최대 9%다.
이번 입찰에서 모두 6개 권역(DF1~DF6)에서 사업자를 선정한다. DF1~3까지는 대기업, DF4~6까지는 중소ㆍ중견기업 몫이다.
인천공항공사가 4월 중순까지 1차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관세청이 5월 초까지 2차 심사를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