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벌이는 타깃데이트펀드(TDF)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타깃데이트펀드(TDF)의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타깃데이트펀드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 2045’가 최근 3개월 동안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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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사장. |
그 다음으로 ‘삼성한국형TDF 2040’, ‘삼성한국형TDF 2035’가 뒤를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상품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구 사장은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먼저 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을 내놓았다. 구 사장은 미국 타깃데이트펀드 시장 4위사인 캐피탈 그룹과 손잡고 지난해 7개 펀드를 출시했다.
타깃데이트펀드란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정한 뒤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타깃데이트펀드는 현재 미국에서 1천조 원이 넘게 팔릴 정도로 주요 연금투자 수단 가운데 하나가 됐다. 구 사장은 오랫동안 장기연금을 굴려온 미국의 캐피털그룹에게 펀드 운용을 맡기고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투자자를 위한 환헤지와 운용성과 관리를 담당하기로 했다.
구 사장은 현재 국내 퇴직연금 투자가 예·적금 등 안전자산 상품에 쏠려있어 원금만 보장할 수 있는 정도의 미미한 수익성을 내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연금펀드에도 추가 수익 기회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삼성자산운용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해외 주식과 채권을 위주로 짰다. 국내 주식 시가총액 규모가 전세계의 2%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의 타깃데이트펀드에는 78개국의 1100여 개의 주식과 채권이 편입돼 있다.
구 사장은 또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펀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은퇴 시점이 더 일러서 자산을 쌓을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미국인보다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성향이 크고 저축률이 높은 것도 펀드 운용 시 반영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건강보험제도가 잘 마련돼 있는 것도 고려했다.
구 사장이 시장의 흐름을 가장 먼저 읽은 덕분에 삼성자산운용의 타깃데이트펀드 수탁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2월에 700억 원을 넘어섰다.
다만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맹추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에 처음 출시한 ‘미래에셋평생월급만들기’ 펀드 이름을 ‘미래에셋자산배분형TDF’로 바꾸고 여기에 상품 종류를 추가했다. 기존 펀드를 강화해서 빠른 시일 안에 경쟁자를 따라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3년 동안 가다듬은 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을 2월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10월 전담부서를 신설한지 1년 만에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이 1조 원을 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타깃데이트펀드 운용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 역시 미국 타깃데이트펀드 시장 1위사인 뱅가드와 협약을 맺고 6월 즈음 관련 상품을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의 타깃데이트펀드가 출시 10개월 만에 약 7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은 건 투자자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뜻”이라며 “타깃데이트펀드가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상품 출시초반부터 지금까지도 설명회 등을 통해서 꾸준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