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전자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를 받아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남전자는 사물인터넷기술에 기반한 제품개발 등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과거 전자업계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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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수 아남전자 대표. |
아남전자 주가는 2일 직전 거래일보다 15.96%(245원) 오른 17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2월20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최근 2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아남전자는 하만에 오디오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해 매출의 18%정도를 내고 있다.
아남전자는 하만을 고객사로 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결정한 뒤 주가가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9일 최저점인 985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2배 이상으로 올랐다.
특히 이날 주가급등은 삼성전자가 내놓을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하만의 오디오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2월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1017 개막에 앞서 연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앞으로 출시할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하만 AKG 기술을 적용한다”며 “하만 AKG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이어폰이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과 함께 기본으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남전자는 지금은 사세가 쪼그라들었지만 국내 전자업계의 흥망성쇠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업주인 고 김향수 명예회장이 1956년 세운 아남산업이 전신으로 1968년 한국 최초로 반도체사업에 진출한 기업이기도 하다.
1970~1980년대에 반도체와 전자부품, 니콘과 제휴를 통한 광학사업 등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못지 않은 사세를 자랑하기도 했으나 아남반도체로 회사이름이 변경된 뒤 1990년대 들어 위기를 맞았다. 반도체업황 악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아남전자는 아남그룹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2000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년 만인 2002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차입금을 모두 갚으면서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아남전자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아남인스트루먼트가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리해 설립된 실질적 지주회사 아남이 최대주주다. 아남은 김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주채 회장이 최대주주인데 아남전자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아남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천676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냈다. 전년보다 매출은 8.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아남전자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덕에 수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전장부품 관련 사업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10조 원의 거금을 들여 하만 인수를 결정한 것은 실상 전장부품사업 확대를 노린 것이다.
아남전자는 오디오 제품 전문업체로 수출비중이 99%에 이른다. 하만을 비롯해 D&M, 야마하, Teac, NAD 등이 주요 고객사다. 오디오 명가의 맥을 이어가면서 사물인터넷(IoT) ·ICT 융복합기술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아남전자는 음성인식기술을 기반으로 한 와이파이 스피커 개발을 완료해 상반기 안에 시장에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